[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데뷔 8년 만에 터진 한 방이었다. 긴 시간을 묵묵히 견딘 한 무명 선수가 단 한 번의 스윙으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주인공은 KT위즈 내야수 강민성이었다.
KT는 지난 2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트윈스와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5로 이겼다. 치열했던 승부를 가른 것은 2사 1, 2루 상황에서 터진 강민성의 끝내기 안타였다.
이날 승리로 KT는 18승 8패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2위 LG와의 격차는 1.5경기 차로 벌어졌다. KT로선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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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은 긴장하지 않았다. 상대 투수 김진수의 초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좌익수 앞에 떨어졌고, 2루주자 권동진이 홈을 밟았다. 올 시즌 1군 첫 타석, 첫 안타가 끝내기 안타였다. 1군 통산 6번째 안타이기도 했다.
경기 뒤 강민성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쳤을 때 안타라고 느꼈다.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욕심을 내려놓고 준비한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며 “프로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999년생인 강민성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로 입단했다. 무명 시간은 길었다. 1군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25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이 0.033에 그칠 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압박감에 시달렸다. 스스로 “1군에만 올라오면 작아졌다”고 인정했다.
올해는 접근이 달랐다. “못 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부담을 덜었다. 마음이 편해지니 타석에서 움직임이 달라졌다. 변화는 퓨처스리그에서 먼저 찾아왔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68, 5홈런 맹타를 휘둘렀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내야수 갈증에 시달리던 이강철 감독의 눈에 들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강민성이 퓨처스리그에서 준비를 잘했다. 절실함이 느껴지는 타석이었다”며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짧은 평가였지만, 선수의 지난 시간을 압축한 표현이었다.
강민성은 여전히 확고한 주전은 아니다. 대수비나 대주자가 당장 그의 역할이다. 언제 2군으로 내려갈지 알 수 없다.
그래도 강민성은 처음 맛보는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는 “대타나 대수비로라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는 날을 많이 상상했는데 영광이다. 앞으로 이런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강민성은 “팬들이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고 응원해줬다”며 “그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의 말처럼 늦었지만, 오래 기억되는 꽃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