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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구영배 책임론’…폭발한 중·대형 셀러들 ‘단체행동’ 검토

김정유 기자I 2024.07.25 15:57:58

큰 돈 묶인 중·대형 셀러들, 사태 장기화에 결국 폭발
25일 오후 4시 위메프 본사 앞에 일부 셀러들 집결
햇쌀농산 6월 대금 5억 못받아 “대형 셀러 정산 후순위”
일부 대형 셀러는 ‘투신’ 언급, 선정산 대출 여파도
“구영배가 해결해야” 주장, 집회 등 단체행동 거론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구영배 책임론’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그간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중·대형 판매자(셀러)들까지 들고 일어나면서 집회 등 단체행동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25일 오후 4시 일부 중·대형 셀러들은 위메프 본사에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미수금이 최소 수억원부터 수십억원 이상이어서 줄폐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부는 현재 금융권으로부터 선정산 대출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대형 셀러들은 “구영배 큐텐 대표가 뒤로 숨지 말고 직접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대형 셀러들은 후순위?…결국 폭발한 셀러들

농업회사법인 햇쌀농산의 최 모 대표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티몬에서 받지 못한 지난 6월 정산금이 5억원 이상”이라며 “사태가 이 정도까지 악화됐는데 구 대표는 뒤에 숨고 죄 없는 상품기획자(MD)들만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전국 지역 쌀을 받아 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도매상)으로 올 상반기부터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사업을 전개해왔다.

최 대표는 “이달 들어 위메프에서 대금 지급 지연 사태가 불거지자 불안감은 커졌지만 티몬이 지난 17일 ‘위메프와 달리 정산에 문제 없을 것’이란 메시지로 셀러들을 안심시켜왔다”며 “하지만 우리의 신뢰가 무색하게 사태는 곧바로 티몬으로까지 확산했다”고 말했다.

이어 “티몬을 믿고 계속 기다렸지만 하염없이 정산이 지연되는 과정을 보니 결국 마음이 무너지더라”며 “일부 정산이 되는 곳도 있었는데 기준도 모르고 아무런 안내도 없었다. 특히 중·대형 셀러들은 (규모가 크니) 더 밀리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그간 중·대형 셀러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았다. 대금 정산 지연 문제가 공론화되거나 확산되면 티메프 측의 정산이 더 늦어질 것으로 봤던 까닭이다. 이제까지 소형 셀러들과 소비자들 중심으로 피해 사례와 목소리가 확산돼 왔지만 큐텐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되자 중·대형 셀러들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처음으로 중·대형 셀러들이 일부 모여 위메프 본사를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십억 묶인 곳도…“구영배 대표가 직접 해결해야”

특히 상품의 단가가 높은 가전과 여행업계 대형 셀러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대형 셀러 중심의 피해자 오픈채팅방엔 100여개 업체가 활동 중인데 이중엔 티몬과 위메프에 각각 50억원 규모의 미정산 대금이 묶여 있는 곳도 있다. 자금이 바닥난 일부 대형 셀러의 경우엔 이날 새벽에 “큐텐 본사 앞에서 투신하겠다”는 글을 올리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

특히 금융권을 활용한 선정산 대출 여파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셀러들의 매출이 높을 때 접근해 선정산 대출을 적극 유도해왔지만 티메프 사태가 불거지자 즉시 추심 압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셀러들은 당장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또한 셀러들에게 위메프를 적극 연계시켜준 중소기업유통센터에 대한 원망도 높아지고 있다.

중·대형 셀러들은 “구 대표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중·대형 셀러 일부는 단체행동도 검토하고 있다. 우선 법적 대응보다는 티몬·위메프 본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더이상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폐업 절차에 들어간 셀러들도 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현재 티메프 사태가 소비자 피해로만 집중되고 있는데 셀러들은 당장 자금줄이 막혀 길바닥에 나 앉을 수 있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며 “구영배 대표가 직접 나오지 않는 이상 사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최악으로 치달은 중·대형 셀러들도 목소리를 내고 단체행동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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