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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연달아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 기자간담회과 3선 이상 중진·재선·초선 등 선수별 의원 모임을 갖고 차기 비대위원장 선임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추석 이전인 8일 비대위원장 임명을 완료하고 9일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을 임명할 예정이라 남은 시간이 빠듯하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던 주 전 비대위원장은 새 비대위를 맡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16일 공식 출범한 주호영호 비대위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에 제출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20일 만에 붕괴하게 된 상황에서 ‘도로 주호영 비대위 체제’라는 비판을 면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번 비대위가 사람의 문제가 아닌 절차상의 문제였지만 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저는) 맡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당에 의견을 전달했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저보다) 훨씬 좋은 분을 모시도록 당에 건의했다”고 했다.
새 비대위원장은 현재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할 예정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초선의원들과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비대위원장 후보자들과 접촉을 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오늘 회의에서) 의원들에게 위임을 받은 만큼 바로 연락을 취할 것”이라며 “현재 3명 정도로 압축되는데, 늦어도 7일 께 (새 비대위원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당내에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5선인 주호영 의원을 대신해 최다선인 정우택, 조경태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 4선인 윤상현 의원, 3선 김태호 의원 등도 후보다. 다만 이들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맡을 의지가 없거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로는 호남 4선 중진 출신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나경원 전 의원,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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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범하는 비대위에 대한 시각은 기대보다 우려가 높은 게 사실이다. 새 정부 출범 초기 집권여당이 비대위로 전환한 지 한 달도 안돼 또다시 새 비대위로 전환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법적 리스크, 기존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 제대로 운영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 한 관계자는 “사실상 새 비대위는 차기 전당대회를 위해 일시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여 당내 중진이 책임지고 맡지 않는 한 원외에서 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외부 인사를 뽑으면 관리형이 아닌 혁신형으로 비대위를 장기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어 적절한 인물을 뽑기 위해 (당내에서) 많은 고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 비대위가 출범하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의 핵심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은 2선으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장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인수위원회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았던 사람으로 최근 당의 혼란에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계파활동으로 보일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을 하지 않고, 현 정부에서 어떤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권 원내대표도 새 비대위원장 임명 이후 본인의 거취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후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선임을 오는 19일 정도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원내대표 하마평으로는 조해진(3선), 윤재옥(3선), 김상훈(3선), 김학용(4선), 윤상현(4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절차대로 한다면 이르면 오는 19일 원내대표 선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