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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 전 국가기록원장은 “‘8개 위원회 20명 문제위원’은 국가기록정책에 반대하거나 전문성이 저조한 위원들로 개략적으로 산출한 수치였을 뿐”이라며 실제 작동하지도 않았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장관보고문서에 ‘블랙리스트’ 언급…현 국가기록원장 포함
안병우 국가기록관리혁신 TF 위원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혁신 TF 활동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기록관리 폐단 조사 결과 2016년에 개최된 세계기록협의회(ICA) 서울총회가 정치화됐다는 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문제위원 8개 위원회 20명을 단계적으로 교체 추진하겠다’는 장관 보고 문서(2015년 3월26일자)와 ‘ICA 총회 관련 문제있는 준비위원 3명 교체를 기조치’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3명 중 1명은 이소연 현 국가기록원장이다.
장관 보고문서의 블랙리스트 관련 조직쇄신 추진배경에는 ‘일부직원과 외부 진보좌편향 인사와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정부정책에 반하는 방향으로 추진했다’고 적혀 있다. 안 위원장은 “진보좌편향인사의 규정이 뭔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정부의 성격과 일하는 방식이 어긋난다고 판단한 사람들을 진보좌편향 인사라고 평가한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TF는 또 ICA 총회 준비중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위원이 담당 과장에서 준비 과정에서 특정인 4명을 반드시 배제할 것을 요청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 중 1명은 조영삼 당시 서울시 정보공개정책과장이다. 아울러 한국 전문가(이상민 현 동아시아기록협의회(EASTICA) 사무총장)가 국제기구인 EASTICA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는 것을 저지했다는 보고 문서( 2015년 10월22일자)도 확인했다.
이 사무총장은 브리핑에 참석해 “각종 기록관리와 대학원 강의하면서 학술연구자로 활동을 했는데 (블랙리스트) 문제가 거론되는 시점에 강의가 끊겼다”며 “능력이 안된 것일 수도 있지만, 여러가지 내부 논의를 볼 땐 블랙리스트 명단 때문에 국가기록 관리 업무를 하면 안된다는 상부지시가 있어 활동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밖에도 TF는 노무현 전 대통령기록물 유출논란과 10.4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생산·관리·공개 등을 놓고도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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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TF의 주장에 대해 수사의뢰 대상인 박동훈 전 국가기록원장은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하는 명단은) 구체적인 위원회 명칭이나 위원 명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향후 임기 도래시 단계적 교체’도 실제 이뤄진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사의뢰 권고를 위해서는 위법사실과 누가 어떤 법에 저촉이 되는지에 대해 최소한의 구체성이 있어야 하는데 ‘8개 위원회 20명’은 실체도 없고 이행도 되지 않았다”며 “단지 ‘특정인사의 차별 배제를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사실만으로 수사의뢰 권고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즉, 장관보고문서의 내용은 사실이나 실제로는 블랙리스트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준비위원 교체 역시 당시 장관의 정상적인 인사권 행사였다는 것이다. 그는 “내용중 ‘기록전문요원 시험위원, 각종 민간 위탁사업시 발주업체에 대해서도 문제위원이나 업체 배제라고 쓰여 있는데 실제론 전혀 추진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TF 참여 위원 본인이나 관련인사, 업체등이 대거 참여하면서 이러한 원칙과 내용을 실행하지 않았단 이유로 2016년 1월 당시 국가기록원장이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을 장관에게 보고한 것까지는 확인했으나 실제 20명의 구체적 인사가 누구인지, 어떤 위원회에서 활동했는지 등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당시 업계에서는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이 포함돼있지 않은 사람들은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박 전 원장에 대한 수사의뢰 권고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