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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비 좀 빌려줘요”…지하철 읍소 남성의 `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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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I 2026.09.11 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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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서 차비 명목 접근
4개월간 344만4000원
생활비·스포츠토토 사용 목적
법원, 징역 8월·집행유예 2년 선고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지하철역에서 가방과 지갑을 잃어버려 집에 돌아갈 차비가 없다며 돈을 빌리는 수법으로 340만원 넘게 가로챈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기차표 구매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 8명에게 42차례 돈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생활비와 스포츠토토 등에 쓸 생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철역에서 가방과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차비를 빌리는 수법으로 피해자 8명에게 42차례 돈을 가로챈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지하철역에서 가방과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차비를 빌리는 수법으로 피해자 8명에게 42차례 돈을 가로챈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가방·지갑 열차에 두고 내려”…그 자리서 송금받아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서지원 판사는 지난달 27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61) 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배상을 신청한 피해자에게 피해액 7만원을 지급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A 씨는 지난해 9월 12일 오후 5시 48분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피해자 B 씨에게 다가가 귀가할 교통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B 씨에게 “대전에서 왔는데 가방과 지갑을 열차에 두고 내려 집에 갈 수 없게 되었다”며 “교통비 9만5000원을 빌려주면 갚겠다”고 말했다. 이를 믿은 B 씨는 그 자리에서 A 씨 명의 우체국 계좌로 9만5000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A 씨는 영등포 부근을 배회하며 이 같은 거짓말로 받은 돈을 생활비와 스포츠토토 등에 쓸 생각이었고, 빌린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도 없었다. 돈을 빌린 뒤 사정이 어려워져 갚지 못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갚을 생각 없이 교통비가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받은 것이다.

범행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A 씨는 이날부터 올해 1월 5일께까지 약 4개월 동안 피해자 8명에게 총 42차례에 걸쳐 344만4000원을 받아 가로챘다. 피해자마다 한 차례씩 돈을 받은 데 그치지 않고, 같은 피해자로부터 거듭 돈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 회복 노력도 없어…징역 8개월 집유

재판부는 이번 범행을 한 차례에 그친 소액 사기가 아니라,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같은 수법을 반복한 범죄로 봤다. A 씨가 기차표 구매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 8명에게 42차례 돈을 받아낸 데다, 일부 범행은 구속적부심을 거쳐 석방된 뒤 다시 저지른 점을 무겁게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A 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과 피해자 한 명이 편취금을 돌려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A 씨가 2000년 이후 벌금형을 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었던 점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신청한 배상 가운데 편취금 7만원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서지원 판사는 “범행 수법, 피해자들의 수, 일부 범행은 구속적부심이 인용되어 석방되었음에도 유사 수법의 범행을 다시 저지른 점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볼 사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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