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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기침체를 불사하고도 고율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점이 공포심리를 자극했다. 트럼프는 지난 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미국에 부를 다시 가져오는 과정”이라며 “일정한 과도기적 시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1.7%로 대폭 낮췄다.
트럼프발(發) 위험회피 분위기로 인해 간밤 뉴욕증시는 급락했고, 국내증시도 하락세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2600억원대를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달러 약세와 장중 네고(달러 매도) 물량으로 인해 1460원으로의 추가 상승은 제한되고 있다.
위험회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약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게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지만 현재는 다르다. 관세 정책이 미국 경기 둔화를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달러 약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아시아 통화인 엔화, 위안화와도 디커플링(탈동조화) 되는 모습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원화가 못나서 그렇지 금리 차, 달러 등 나머지 대외여건은 나아졌다”며 “국내 경기 자체가 좋지 않고 원화가 신흥통화 중 하나로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해 조 위원은 “3~4월 환율 상단은 1480원까지 열어놨고, 하단으로는 지난번에 갔었던 1425원이 주요 레벨”이라며 “2분기 말에는 1400원 아래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아직은 환율이 하락할 강력한 모멘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