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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억달러(3조6000억원)라는 통 큰 투자를 통해 이번 만남을 이끌어낸 신 회장은 한미 간 우호를 다질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아울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충격에서 벗어나 글로벌 사업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실리’까지 챙겼다는 평가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진행된 ‘에탄크래커(ECC)·에틸렌글리콜(EG) 공장’ 준공식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다.
비록 참석은 불발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실비아 메이 데이비스 백악관 부보좌관을 직접 보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후 롯데 측은 미국 정부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백악관 측에서도 이에 응하면서 이번 만남이 이뤄지게 됐다.
신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지난 9일 준공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에탄크래커 공장에 대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 고맙다고 화답하고, 생산품에 대해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신 회장이 롯데그룹 사업 현황과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사업에 대해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투자였다며 전통이 있는 훌륭한 건물이니 잘 보존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한미 양국의 관계 강화를 위한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의 만남은 한 기업의 해외 진출이라는 의미를 넘어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 해외 투자 유치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선 것은 크게 보면 양국 간 경제협력 사례로까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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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 입장에서는 실리도 챙겼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만큼 지금까지 미국에서 진행해 온 사업은 물론, 향후 진행할 사업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이에 롯데 측은 현지 상황을 고려해 에틸렌 40만톤(t)을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화학 분야 외 호텔 사업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는 롯데케미칼, 롯데면세점, 롯데호텔,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상사 등 5개사가 미국에 진출해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롯데의 글로벌 투자가 기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위주에서 선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사업에 있어서도 기존 이머징 마켓에서의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은 물론, 선진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흥국은 뛰어난 확장성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산업에 투자한다. 반면 선진국은 고도화된 시장인 만큼 세계 시장의 조망과 선진 기술 습득,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에서 큰 어려움을 겪은 롯데의 글로벌 사업이 이번 미국 투자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롯데는 사드발 보복 조치로 인해 롯데마트 철수 등 중국 내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 최근 선양시가 약 2년 동안 중단됐던 선양 롯데월드 공사에 대한 인허가를 내줬다는 좋은 소식이 있긴 하지만 현지에서 부정적 이미지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아픔을 겪은 롯데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것이 이목을 끌기도 한다. 현재 미·중은 관세인상 맞불을 놓으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측 관계자는 “중국 사업이 어려워져서 대체 시장을 모색한다기보다는 기회가 있고 사업적 매력이 있어서 검토 후 진출한 것”이라며 “중국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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