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계 '금녀의 벽' 깬 성시연, 경기필 떠난다

김미경 기자I 2017.10.23 15:57:25

국내 국공립 사상 첫 여성수장
특유의 친화력 강한 인상 남겨
경기필서 마지막 말러 들려 줘
마지막 연주는 12월 20일 '합창'

성시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겸 예술단장(사진=경기도문화의전당ⓒYongbin Park).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성시연(41)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겸 예술단장이 악단을 떠난다. 2014년 1월 국공립오케스트라 사상 첫 여성수장으로 부임한 성 단장은 오는 12월 임기를 종료한다.

그는 뛰어난 기획력과 통솔력으로 경기필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던 대작 전곡 연주부터 국내 오케스트라 가운데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이 작곡한 곡을 연주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9월 독일 투어에서 선보인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연주 때는 음의 특성 변화를 매우 안정적으로 구현해내 호평을 이끈바 있다.

성시연은 국공립 오케스트라 사상 첫 여성 예술단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수많은 여성 연주자들이 음악계에서 활약하지만 지휘 분야에서만큼은 ‘금녀(禁女)의 벽’이 유독 높아서다.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 국내에 덜 알려진 작품을 추구하는 도전정신은 그녀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경기필하모닉과는 오는 12월 20일 송년음악회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와 첼리스트 문태국의 브람스 이중 협주곡 연주도 준비되어 있다.

앞서 이달 27일 경기도문화의전당과 28일 예술의전당에서는 말러 스페셜리스트답게 경기필 수장으로 함께하는 마지막 말러 교향곡을 선보인다. 이날 연주회에서 말러 교향곡 9번과 첼리스트 막시밀리안 호르눙의 협연으로 슈만 첼로 협주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한편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성 단장이 떠난 이후 내년 6월 지방선거께까지 수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객원지휘자 체제로 공연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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