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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법 전문가' 이상복 교수 "추경호, 금투세 필요성 잘 알고 있다"[인터뷰]

김유성 기자I 2024.09.26 16:51:39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금융법 전문가'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면서 존폐 논란 휩싸여"
"법 제정하던 2019년에는 필요 목소리 더 높아"
"금투세는 금융실명제와 같아…시장 신뢰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캠프의 경제·금융정책 자문을 했던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논란이 법의 본질과 무관한 정치적 논쟁으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법 자체는 한국 자본시장 성장에 필요하지만 정치권이 나서서 논란을 키웠다는 의미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 교수 (사진=김유성 기자)
이상복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금투세 논란은 지난 2019~2022년 법 제정 때를 생각하면 명확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처음 논의를 할 때만 해도 ‘국제 사회가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입법 진행 과정에서도 금융투자협회 등에 대한 의견도 수없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 모든 과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맞아 새 전기를 맞았다. 대선 2개월을 앞둔 2022년 1월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주식양도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공약을 금투세 논란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 윤 대통령은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겠다”면서 다시 공론화했다. 총선을 3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이 교수는 이런 대통령의 발언이 결정적이었다고 봤다. 그는 “그 아래 사람들이 얘기했다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됐겠는가”라고 아쉬워했다.

금투세 효과에 대해 이 교수는 “금융실명제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세투명성이 확보되어 국세청은 물론 정부·여당에도 이득이라는 얘기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가 봤을 때도 우리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에서 진행 중인 금투세 시행·유예 토론에 대해 이 교수는 “지엽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완화나 유예, 시행 모두 정치권에서 충분히 논의하면 해결될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민주당이 주가 부양의 한 방안으로 내놓은 ‘코리아 부스트업’에 대해서는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했다.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 이익 증대는 ‘주주중심주의’를 뜻하는데, 유럽과 미국은 이미 ‘이해관계자중심주의’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주 이익 증대도 중요하지만 임직원과 소비자도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도 중요시 여겨야 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한국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규제는 풀어주되 법 위반 시에는 강력한 제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파괴적 혁신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기업과 비교해 한국 기업의 혁신성이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이상복 교수는 국내 상법·자본시장법 전문가 중 한 명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감독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곤 했다. 2022년 대선 기간에는 민주당 선대위 열린금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금융공약 등을 자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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