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아파트붕괴사고]
사흘째 맞이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실종자 가족대책委’ 구성
대책위 임시대표에 안정호 씨 “가족 모두 무사귀환만 바라고 있어”
‘휴대전화 연결음’ 실종자 가족과 사고본부 간 승강이…혼란 빚어
[광주=이데일리 권효중 정재훈 기자] “가족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을 가장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희생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 임시대표를 맡은 안정호씨(가운데)가 13일 취재진과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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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의 화정 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3일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의 임시 대표를 맡은 안정호(45) 씨는 실종자의 무사 귀환이 최우선의 바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오전 11시14분쯤 사고 현장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50~60대로 추정되는 실종자 한 명을 발견했다. 사고본부는 콘크리트 잔해를 제거한 뒤 생사와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안씨는 “(실종자 발견과 관련해) 아직 신원과 생사를 확인받지 못했고 안전상의 문제로 폴리스라인 안쪽 현장으로의 진입도 불가능하다”며 “실종자 구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실종자 가족 간 회의를 거쳐 대책위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방서를 비롯해 구조 본부에 ‘가족들이 상황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현장에서 헛소문과 왜곡 등이 많아 가족들의 불안과 혼란이 최고조에 달하는 등 이러한 상황이 불만스럽다”고 했다.
안씨는 “저 역시 실종자 가족이면서 한 사람의 광주 시민”이라며 “가족들의 빠른 구출이 최우선이지만 이 때문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하면 안 된다. 실종자 가족 간 회의를 거쳐 소방서의 구조 원칙 등에 따라 최선의 노력을 부탁했다”고 했다.
| 방정균(오른쪽 첫번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13일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화정 아이파크 공사 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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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신호 포착을 두고 실종자 가족과 사고본부 간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광주시가 오전 브리핑을 통해 실종자 6명의 휴대전화 전원이 모두 꺼져 있었다고 했지만 오후 들어 실리콘 작업자 한 명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다는 실종자 가족의 진술에 따라 휴대전화 벨소리를 이용해 구조작업을 펼쳐 달라고 사고본부에 요청했다.
안씨는 “오전에는 6대의 휴대전화가 모두 꺼져 있었지만 오후에 전화하니 그 중 한 대에는 통화 연결음이 들렸다”며 “전원이 꺼진 상태인지, 기기 오류 등에 따른 건지 원인은 사고본부 등에서도 알 수 없다고 했다. 휴대전화 벨소리를 이용해 구조작업을 펼쳐 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안 씨는 내부 논의와 자체 확인 결과 드러난 몇몇 의혹을 제기했다. 안씨는 “작업자가 실종되기 이전 가족과의 통화에서 ‘현장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종된 제 매형도 누나에게 ‘날이 춥다’고 말했다”며 “보통 건설현장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완료된 뒤 소방설비와 창호작업이 이뤄지는데 이곳은 5층(타설 작업)을 하면서 스프링클러와 창호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인근 편의점 직원도 ‘건물이 왜 이렇게 빨리 지어지느냐’고 할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이 빨리 구조되길 원하지만 구조작업 때문에 누군가 또 희생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원칙대로 구조에 힘써 달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