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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지방기능경기대회 자동차페인팅 직종에는 어머니 김경인(46)씨와 아들 이병훈(20)씨가 함께 출전해 실력을 겨룬다.
20년 경력의 자동차수리 베테랑인 김씨는 2016년 지방기능경기대회 자동차페인팅 직종 홍일점 선수이기도 하다. 김씨는 “아주 우수한 기술을 가진 건 아니지만, 자동차 정비로 남편도 만나고 카센터도 지금까지 함께 운영해 기술을 통해 삶을 이뤄왔다”고 말했다. 가게 운영을 위해 자동차정비기능사와 자동차보수도장기능사까지 취득한 김씨는 더 깊은 기술을 배우기 위해 아들과 같은 대학에 진학하고, 이번 대회에도 함께 출전했다.
아들 이씨는 “부모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 길을 가야겠다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경기에서는 양보가 없겠지만, 어머니와 함께하는 이번 대회는 멋진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6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03개 경기장에서 7593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이번 대회는 유독 가족 참가자들이 눈의 띈다. 오현석(19), 오의릉(18) 형제는 대전 지방기능경기대회 냉동기술 직종에 참가했다. 냉동기술은 제빙, 경공업, 중화학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냉동장치를 경기장에서 직접 제작 및 수리해 운전하는 직종이다.
두 형제 모두 2017년 아부다비 국제기능올림픽 냉동기술 직종에서 금메달이 목표라고 했지만 형제가 같이 출전하는 첫 대회인 만큼 즐기면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인천 지방기능경기대회 목공 직종에 출전한 가재현(43)씨는 목재창호 분야 대한민국명장 가풍국씨 아들이다. 아버지가 일손을 도와 달라고 해서 2001년 입문한 것이 벌써 15년의 시간이 흘렀다. 가씨는 그동안 아버지와 함께 전원주택에 전통 창호를 제작해 납품하기도 하고 문화재를 수리하기도 했다.
아버지와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인 경교장의 창호 수리에 참여하기도 한 가 씨는 “언젠가는 아버지를 뛰어넘고 싶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차근차근 기술을 배워갈 생각”이라며 “목재창호 분야와 비슷한 기술을 겨루는 목공 직종은 실력을 점검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경교장은 2005년 6월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65호 지정, 1945년 11월부터 1949년 12월까지 임시정부 국무위원들과 함께 귀국한 김구의 사저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로 활용됐다.
예비숙련기술인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지방기능경기대회는 1966년 시작됐다. 같은 해 동시에 개최된 전국기능경기대회는 올해 서울시에서 51회를 맞이한다. 서울시 전국기능경기대회 직종별 1·2위 입상자는 제44회 아부다비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선수 선발전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박영범 공단 이사장은 “기능경기대회를 통해 기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유도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오현석, 오의룡 형제와 같은 예비숙련기술인들이 인정받는 능력중심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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