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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2월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우아한형제들은 상생협약을 맺고 기금 50억원을 조성해 외식업 분야 소상공인들의 정책자금 대출이자 50%를 지원키로 했다.
당시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은 협약식에 참석해 “어려운 시기에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상생과 협력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뜻깊은 자리”라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처방약은 상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연결자로서 연결의 힘을 상생의 에너지로 만드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기금 집행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외식업주들에게 지원한 손소독제 1억 9800만원어치를 합하면 지난해 연말까지 총 7억 3000만원이 집행됐다. 올해 외식업 사장 6036명에게 추가로 대출이자 13억 5545만원을 지원해 현재는 29억 1454만원이 남아 기금의 60%가량이 미집행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중기부는 지난 1월 우아한형제들, 소상공인연합회와 ‘프로토콜 경제’ 실현을 내세우며 ‘자상한기업’(자발적 상생협력 기업) 업무협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당시 중기부는 우아한형제들 출연금 50억원에 은행권 출연금을 더해 500억원 규모 기금으로 소상공인의 점포 매입비용을 융자로 지원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이 금액 역시 아직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KB국민은행과 ‘첫 내가게 마련 대출’ 금융상품 기획을 논의 중이며, 올 4~5월 중 협약 및 금융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상품 운영을 위한 구체화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출이자 지원의 경우 신청률 자체가 저조했던 것으로 안다”며 “자상한기업 협약을 통한 지원은 현재 500억원 규모 자금을 조성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우아한형제들과 소상공인 업계 두 차례 협약식에 모두 참석했다. ‘프로토콜 경제’와 ‘자상한기업’은 장관 시절 박 후보의 대표 정책 브랜드로 홍보됐다.
그러나 당시 업계에선 수수료와 광고비 인하라는 소상공인들의 본질적 요구를 무시하고 중기부와 기업 이미지만 높여주는 대책이란 불만이 나왔다.
최승재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앞둔 박영선 후보가 지난해 약속했던 50억원 기금 중 30억원에 이르는 금액도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생협약을 체결한 것은 기업 이미지 세탁을 돕는 이율 배반적인 행태”라며 “소상공인의 고통을 외면한 채 선거에 이용하려는 위선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최 의원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배달업체에게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것은 수수료와 광고비 인하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며 “박영선표 ‘보여주기식 정치쇼’는 그만하고 제대로 된 소상공인 정책을 내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