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A+, 부정적)은 오는 19일, 롯데리츠(담보부사채, AA-)는 오는 30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1.5년물과 2년물 각각 1200억원과 300억원, 롯데리츠는 1년물과 2년물 총 2400억원 규모로 발행 계획을 세웠다.
눈에 띄는 부분은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회사채 발행을 하면서 롯데케미칼 지급 보증을 받으면서 발행 금리를 낮췄다. 자체 신용도보다 높은 롯데케미칼의 보증을 받으면 좀 더 낮은 금리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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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달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리면서 롯데지주(004990), 롯데렌탈, 롯데물산, 롯데오토리스 등급 전망 역시 함께 ‘부정적’으로 내린 바 있다. 이에 롯데건설 역시 롯데케미칼 지급 보증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시장에 나온 것이다. 대신 택한 전략은 ‘고금리’ 제공이다. 월이표채로 1.5년물 5.0~5.6%, 2년물 5.1~5.8% 수준의 고정금리를 제시했는데 금리 수준이 중요한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노려볼만한 수준이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가 여전한 점은 우려 요인이다. 올해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은 건설사 중 최근 DL이앤씨(AA-) 등 우량한 몇 개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HL D&I(BBB+)만 봐도 7.5~8.5%라는 높은 금리 수준에도 불구하고 총 600억원 모집에 56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따라서 이번 롯데건설 수요예측은 건설채는 물론 롯데그룹 전반에 대한 시장 신뢰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한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롯데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은 지난해보다 나아지긴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면서 “부정적 전망을 달고 있는 롯데건설이 롯데케미칼 지급보증 없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낼지에 시장 관심이 상당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롯데리츠는 담보부사채를 택했다. 담보로 잡은 것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감정평가액은 61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롯데리츠는 본래 신용등급인 A+보다 한 단계 높은 AA- 신용등급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롯데리츠는 이번에 자금을 조달해 만기 도래 채권 차환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