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이 어떤 책들에 관심이 있는지도 알 수 있고, 원하는 책들을 현장에서 바로 큐레이션 해 줄 수도 있어서 좋아요.”(임경섭 다산북스 에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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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들의 다채롭고 흥미로운 부스 기획에 독자들은 선뜻 지갑을 열었다. 디자인에 종사하는 원종국(30)씨는 “관심있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장소를 기획해서 구경을 왔다가, 영감을 주는 책들이 있어서 온 김에 책도 구매를 했다”며 “평소에 서점에서는 눈에 잘 안 들어오던 책들도 출판사들이 개성 넘치게 큐레이션해두니 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배혜은(29)씨는 “최근에 김영하 소설가가 추천해 관심을 가졌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책을 구입했다”며 “어크로스 출판사 부스에서 독자마다 맞는 철학자를 찾는 테스트가 있었는데 소크라테스가 나왔다. 이전에는 책을 살 동기부여가 안됐는데, 마침 나와 잘 맞다니 궁금하기도 하고 흥미로워서 책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권미경(54)씨는 “요즘 출판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출판사들은 오랜만에 독자들을 직접 대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기대를 전했다. 전효선 열린책들 마케팅팀 과장은 “온라인으로는 일방적으로 책을 소개만 했다면, 현장에서는 독자랑 직접 얘기도 하며 맞는 책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며 “실제로 독자들이 낯설어하는 작가들도 설명을 하면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아란 민음사 마케팅 팀장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많이 올까 조심스러웠는데, 막상 현장에 오니 민음사 회원분들이 먼저 인사를 해오기도 해서 무척 반가웠다”며 “규모는 줄었지만 독자들을 만나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독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출판사들은 각자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획 이벤트를 잔뜩 준비해서 나왔다. 열린책들은 세트로만 팔던 세계문학 시리즈를 도서전에서만 낱권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이성진(26)씨는 “세계문학 세트에 ‘어린왕자’ 등 이미 있던 책이 다수 있어서 세트로 사긴 부담스러웠는데 도서전에서는 따로 구매를 할 수 있어서 구입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도서전에 참여하는 오디오북 플랫폼 스토리텔의 박세령 한국 지사장은 “도서 애호가들에게 오디오북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 독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가을, 첫 책’이라는 코너를 통해 출판사들인 아직 시중에 소개되지 않은 신간 도서를 도서전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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