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韓정치권, 탄핵·조기선거 등 리더십 변화 모색할듯"

방성훈 기자I 2024.12.04 11:22:36

尹 계엄령 선포후 성공·실패 따른 시나리오 제시
6시간만에 계엄령 해제해 실패 시나리오만 남아
"야당, 대중 반발 활용해 대통령 권위 도전 가능성"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것과 관련, 미국 싱크탱크 로버트랜싱연구소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중의 반대 의견을 활용해 리더십의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사진=AFP)


연구소는 3일 밤 윤 대통령의 기습 비상계엄 선포 직후 앞으로 한국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와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계엄 선포 후의 국정 운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면 대통령의 권위가 강화하고 정부 통합을 일궈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소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해 국가안보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라며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반대 활동을 억제해 윤 대통령이 잠재적으로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대규모 반대·공개 시위를 촉발, 한국 정부가 계엄령을 재검토해 정당성이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도 짚었다. 정부와 야당 간 대화 및 중재를 통해 계엄령을 해제하고 정상적인 정치 과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연구소는 “최근의 정치적 갈등과 관련해 북한이 개입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은 대중의 항의를 촉발하고 그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는 등 역효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며 “장기적인 영향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그리고 윤 정부에 대한 대중의 감정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강력한 민주주의 체제, 강력한 제도와 더불어 권위주의에 대한 대중의 저항의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쿠데타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국회에서 계엄 선포에 반대하는 안건이 가결됐고, 윤 대통령은 약 6시간 만에 계엄령을 해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계엄령에 대한 대중의 반발 및 지지를 기반으로 정치적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만 남게 됐다.

연구소는 “대북 포용 정책을 선호하는 야당은 기업·군사 정책보다 복지 정책을 우선시하는 개인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 도시의 젊은 유권자 등을 포함해 진보적·중도적 사회 집단을 주로 대표한다”며 “야당은 윤 정부의 보수적·권위주의적 경향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대중의 반대 의견을 활용해 대통령의 권위에 도전할 수 있다. 탄핵 시도나 조기 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이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을 선전·도발 확대 기회로 악용한다거나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한미 동맹이 약화하는 등 지역적으로 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었으나, 계엄 상황이 조기 종료됨에 따라 지정학적 불안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연구소는 다만 “한국의 안보 계산에서 북한은 여전히 주요 관심사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