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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사진 보내온 다누리, 왜 컬러 아닌 '흑백'일까[과학이 궁금해]

강민구 기자I 2023.01.04 17:10:08

항우연, 다누리 고해상도카메라 이용 지구·달 사진 공개
컬러 아닌 흑백 이유는 탐사선 무게 때문..12kg 제한
구경 키워 정밀도 키우고, 과학 임무 맞춰 설계
컬러 변환은 불가능..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은 문제 없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나라 첫 달탐사선이 목표로 했던 달 궤도에 안착해 다음 달부터 과학임무를 한다. 지난 3일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다누리에 장착한 고해상도카메라로 촬영한 달 표면과 지구 사진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사진을 본 이들이라면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145일 만에 어렵게 달까지 갔는데 왜 다누리가 찍은 사진은 색깔이 없고, 흑백일까.

계묘년 새해 첫날 다누리가 달 상공 117km에서 촬영한 지구.(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결론적으로 다누리는 탐사선 무게를 줄이기 위해 흑백 카메라를 탑재해야 했다. 인류 최대 망원경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여러 장치(채널)을 장착한 것과 달리 하나의 채널만 장착했고, 임의로 정보를 생성할 수도 없어 흑백사진을 컬러 사진으로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누리는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장비, 섀도캠 등 국내외 기관에서 과학임무를 하기 위해 개발한 6개의 탑재체를 실었다는 특징이 있다. 다누리 무게는 사업 초기 550kg이었는데 탑재 중량이 골칫거리였다. 결국 탐사선 중량은 678kg으로 늘어났고, 달 궤도로 향하는 비행궤적도 ‘탄도형 전이 방식(BLT)’으로 바꿔야 하는 우여곡절 끝에 발사될 수 있었다.

사업 초기부터 고해상도 카메라에 허용된 무게도 12kg으로 제한됐다. 카메라 무게 대부분은 반사경, 렌즈, 이를 지지하는 구조체, 전자박스인데 컬러카메라는 흑백 카메라와 달리 전자 회로 등을 추가해야 한다. 전자박스에서 무게가 2~3kg 늘어나고, 전력 소모가 커질 수 있다. 때문에 연구진은 렌즈 구경을 키우는 대신 컬러 카메라는 포기했다.

그렇다면 흑백은 과학임무를 하는데 문제가 없을까. 항우연 연구진은 고해상도 카메라로 달 표면을 촬영해 2032년께 달착륙에 필요한 착륙 후보지를 찾는 데 쓸 계획이다. 달표면에서 움푹 파인 지형, 평평한 지형 등을 관측하는데 문제가 없다.

허행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탑재체연구부장은 “달 표면 물질들은 지구와 달리 색상이 있는 물질들이 별로 없어 컬러 사진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고, 인도(찬드라얀), 일본(가구야) 등에서도 흑백 카메라를 이용했다”며 “비록 흑백이지만 최고의 해상도를 내기 위해 구경을 키웠고, 무게(12kg)도 정확하게 맞췄기 때문에 임무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다누리는 앞으로 달궤도에서 임무를 하면서 달 표면 사진을 얻을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특정 지역에 대한 상세 관측을 시도할 수도 있다. 같은 지역을 여러 번 촬영해 높이(고도) 정보를 얻어 3차원 정보로도 가공할 수 있다.

허 부장은 “다누리 촬영한 흑백사진을 보면서 바다 같은 게 파란색으로 보인다면 더 멋있을텐데라는 아쉬움도 있다”면서 “앞으로 달 궤도를 도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들을 보정해 한국형 달 착륙선 착륙 후보지를 찾는데 도움이 되는 영상을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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