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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더 이상 침묵하는 다수에 숨어 동조자가 될 수 없기에 우리는 생각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여러분은 2000명 의대 정원 증가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오류를 지적하며 용기와 현명함을 보였다. 그러나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로드맵도, 설득력 있는 대안도 없이 1년을 보냈다. 오직 탕핑과 대안 없는 반대만이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디스태프, 의료 관련 기사 댓글, 박단(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의 페이스북 글들, 그 안에 가득한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난다”며 “이들 중 우리의 제자, 후배가 있을까 두려움을 느낀다.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 그 글들을 읽다 보면 ‘내가 아플 때, 내 가족이 이들에게 치료받게 될까 봐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집단행동으로 인한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 한 환자들 아닌가. 그들의 가족들 아닌가”라며 “여러분은 피해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직과 휴학은 스스로 선택한 일이다. 그로 인해 손해를 보았을지언정 진정한 피해자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공의들의 수련 과정을 두고는 “환경이 가혹하고 내용적으로 부족한 점,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시간이 단순한 노동시간이 아님은 분명하지 않느냐”며 “그런데 지난 국회 토론회에서 여러분이 요구한 것은 오직 노동시간과 월급 이야기뿐이었다. 전문가로서 수련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고 꾸짖었다.
또 “전문의가 된 후에도 그렇게 살고 있느냐. 대다수 고액 연봉을 받으며 안정적 삶을 살고 있지 않느냐”며 일반적인 석·박사 과정 연구자들과 생산직·서비스직 노동자 등 “진짜 착취당하는 사람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삶이 여러분의 눈에 보이기는 하냐. ‘억울하면 의대 오든지’라는 태도는 진심인가”라며 “전문의, 전문가로서의 소양을 기르는 과정이 고되다고 의미 없다, 안 한다 그리 쉽게 이야기할 거면 대체 왜 개선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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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4인은 의료 현장 내 동료애 등에서도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들은 “(여러분은) ‘의사들만이 의료를 할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로 이들(간호사, 보건 의료직 등)을 폄하하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며 “솔직해져 보자. 응급실에서의 응급 처치, 정맥 주사 잡기 등의 술기를 응급구조사, 간호사들에게 배우지 않았냐. 의사 면허가 의료 행위의 숙련도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팀의 리더여야 하는 의사가 팀원들을 비하하다니 정말 리더 자격이 없는, 동료애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결정할 때”라며 “정부와는 다르게 책무를 다하는 전문가의 모습으로 개혁을 이끌 것인가. 사회와 의료 환경을 개선하면서도 우리의 근로 환경 역시 지속 가능하게 바꿔갈 것인가. 그를 위해 기꺼이 양보하고 서로 도와주며 주도해 나갈 것인가. 아니면 계속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낙인찍혀 독점권을 잃고 도태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교육부는 지난 7일 집단 휴학한 의대생들이 3월 전원 복귀한다면 총장들이 결정하는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원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집계 결과 3월 전공의 임용 대상자는 1672명으로 지난해 3월 임용 대상자였던 1만 3531명의 12.4%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학년도 1학기 의과대학 수강신청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국 의대 40곳의 수강신청 인원은 총 4219명이었으며 신입생과 본과 4학년까지 한 명도 수강신청하지 않은 곳은 10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