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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을 바라보는 전망치는 과거보다 낮아졌다. 약 한 달 전 추정한 매출액은 18조3539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7조733억원이었다. 6개월 전부터 3개월 전, 1개월 전까지는 실적 예상치가 계속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 꺾였다.
이는 DDR4 D램과 128Gb 낸드 등 레거시 메모리 수요가 약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집계 결과 지난달 DDR4 8Gb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7달러로 전월 대비 17.07% 하락했다. 지난 8월에도 전월보다 2.38% 떨어졌는데 낙폭이 더 커졌다. 메모리카드 및 USB향 범용 128Gb MLC 낸드의 경우 지난달 평균 4.34달러를 기록했다. 낸드 역시 전월 4.9달러에서 11.44% 추락했다. 낸드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선 건 약 1년 5개월 만이다.
D램익스체인지 측은 “PC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은 여전히 완제품 재고가 많은데 이는 수요 회복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영한다”며 “PC OEM의 재고 축소 기조에 따라 D램 구매량은 지속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 중 레거시 비중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효자’가 된 HBM은 매출 비중이 지난 2분기 20%에서 3분기 30%까지 오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DDR5 등 첨단 제품 역시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하이닉스 역시 레거시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AI) 외에 PC, 스마트폰 등 전방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과거 대규모 서버 증설분 교체로 실적 우상향 추세는 유지될 전망”이라면서도 “모바일·PC향 메모리 수요가 예상을 밑돌고 환율 영향과 일회성 비용 등으로 실적 추정치는 하향한다”고 했다.
앞서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005930)는 이미 레거시 메모리 부진이 반영됐다. 시장이 내다본 영업이익은 10조원대였지만 실제로는 9조1000억원에 머물렀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등 경영진이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사과문을 냈을 정도다.
업계에선 디바이스 교체주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IT 수요가 대거 일어난 이후 교체주기가 점차 다가오면서 레거시 제품이 탑재되는 저사양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레거시 메모리 생산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서도 다가올 교체주기에 대응할 준비를 갖출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