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기록적인 한파가 물러가니 미세먼지가 전국에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통상 봄과 함께 ‘불청객’ 미세먼지가 함께 왔었는데요, 올해는 겨울이 채 끝나기 전부터 미세먼지가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 입자입니다. 입자 크기에 따라 직경 10㎛(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이하인 걸 미세먼지라 하고 직경 2.5㎛ 이하면 초미세먼지라고 합니다. 이들의 입자는 매우 작아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속에 스며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몸에 들어와 폐까지 침투한 미세먼지는 천식과 폐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한 면역세포의 작용으로 염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같은 위험성에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습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에 영향을 주는 주요 원인은 국내적 요인과 국외 영향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계절별 기상조건에 따라 국내·외 요인의 영향력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국내 요인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발전소를 포함해 자동차, 냉·난방 등에서 대기 중으로 발생시키는 미세먼지가 있습니다. 국외 영향으로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중국 발 미세먼지’를 들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체감하듯, 예년과 달리 올겨울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심해진 건 맞습니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전국 실시간 대기환경정보 공개 홈페이지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랐습니다. 지난 6~12일 기준으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주간평균 각각 39㎛, 52㎛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월 평균인 25㎛, 39㎛와 비교해 14㎛, 13㎛ 오른 수치입니다.
미세먼지가 심각해진 원인에 있어 국내·외 요인을 흑과 백으로 나누듯이 명확히 구분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국내 기온이 한파에서 벗어나 급격하게 오르면서 봄에 가까운 날씨를 보이고 있는 점,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정부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 송석섭 서기관은 “기온 상승으로 대기흐름이 정체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축적되는 가운데, 서풍계열을 타고 국외 미세먼지가 발생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국의 경우 지난해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공장가동 등을 멈춰 미세먼지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올해엔 코로나19 봉쇄정책도 완화로 바뀌면서 산업활동과 개인 활동이 증대된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우울한 소식은 앞으로도 국내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잦아질 것이란 점입니다.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잠시 미세먼지에서 해방됐다가 오는 16일 일부 중서부 지역에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돼 경기 남부,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음’ 수준을 보이겠습니다. 다음날엔 수도권, 강원영서, 충청권, 전북, 대구가, 오는 18일에는 수도권, 충청권,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높음’ 수준으로 예보됐습니다. 기온이 본격 상승하는 오는 3~4월엔 대기 흐름 정체로 더욱 심해질 공산이 있어, 기관지가 약한 분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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