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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대응 체제는 일찌감치 가동했다. 정부는 미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인 9일 오전 7시 30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과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을 점검했다.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도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로 전환했다.
이때만 해도 트럼프 정권 탄생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시장이 과도하게 움직이고 있지 않다”며 “대부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고 외환·주식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기류는 낮 12시가 가까워지며 바뀌었다. 트럼프 후보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외 금융시장이 일제히 출렁인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2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긴급 금융·경제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 총재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에 참석했다가 9일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날 돌아와 대비를 했다.
정부가 단기적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이다.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대외 건전성도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오후 4시 정부 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을 열고 대응책 등을 종합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오후 5시 비상 대책반 회의를 열고 세부 대응 방향을 논의키로 했다.
정부는 10일 오전에도 유 부총리 주재로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의 새 정부 출범에 대비한 대응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최상목 차관은 “금융·외환 당국은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조율할 것”이라며 “과도한 변동성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안정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시장 움직임과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추진과 그에 따른 시장 여파가 ‘불확실’ 그 자체라는 이야기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선거 후보자일 때 공약과 달리 실제 대통령으로서 행하는 정책 기조에는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정이 있더라도 지금까지의 행적이나 성향 등을 볼 때 방향이나 그 정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국내에 유입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 자본 유·출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1997년 외환위기 사태 같은 급격한 대외 충격은 없으리라는 것이 정부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조 연구위원은 “외환보유고, 경상수지 등을 볼 때 우리나라 부채 상환 능력과 대외 건전성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다”며 “과거처럼 대외 건전성이 취약하다고 하는 건 ‘침소봉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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