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6세대인 HBM4 20단에서부터 하이브리드본딩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D램과 D램을 직접 구리로 연결하는 패키징 방식이다. 반도체를 쌓을 때 각 칩 사이에 ‘범프’라는 미세 부품을 넣어 칩을 연결하는데, 하이브리드 본딩은 이런 범프 없이 바로 D램을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칩에 금속과 절연체를 채워 넣은 뒤 금속은 금속끼리, 절연체는 절연체끼리 결합한다. 이 덕분에 반도체 전체 두께가 줄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진다.
SK하이닉스는 자체 개발한 어드밴스드 MR-MUF 패키징 방식을 4세대 제품인 HBM3부터 적용해오고 있다. 어드밴스드 MR-MUF는 적층한 칩 사이에 보호재를 넣은 후 전체를 한 번에 굳히는 공정으로, 기존 방식과 비교해 방열 성능 향상과 휨 현상 제어를 강화하는 기술이다.
회사는 HBM4에서도 16단까지는 어드밴스드 MR-MUF 방식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열린 SK AI 서밋에서 권종오 SK하이닉스 PKG개발팀 팀장은 “HBM3E뿐 아니라 HBM4든 HBM5든 16단까지는 어드밴스드 MR-MUF를 쓸 예정”이라며 “20단 이후로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메인으로 생각하고 개발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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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16단에서도 어드밴스드 MR-MUF 방식을 적용한다면 지금까지의 안정적인 제품 생산 토대를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입증된 공정을 활용할 수 있기에 우호적인 상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16단까지 기존대로 패키징을 가능하다는 것은 HBM4 16단에서 안정적인 수율이 나올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HBM4 중 16단 제품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HBM4 제품에서도 안정적인 양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 우위 상황을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005930)는 HBM4에서 역전을 노리며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우위 체제를 삼성전자가 단숨에 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HBM4 16단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존 패키징 방식으로도 D램을 16단까지 쌓을 수 있어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AI 섹터 내 SK하이닉스 독주를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HBM4 일정을 앞당기는 한편, 내년 내 HBM3E 16단 제품을 양산해 HBM 시장을 선도할 것임을 예고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