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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들어 기업 대출 증가 여파로 발행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난 은행채는 지난 6월부터 두 달 만에 다시 순상환 기조로 돌아섰다. 월별로는 △4월 10조4996억원 △5월 4조2065억원 △6월 -3조700억원 △~7월 25일 -7400억원 등의 순이다. 은행채는 올해 190조원 규모로 만기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95조원가량 발행된 상태다.
앞서 채권시장에서는 LCR 규제 정상화 조치를 두고 올해 중순부터 은행채 발행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통상 은행채 물량이 늘어나면 채권시장 시중 자금을 흡수해 회사채 수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은행채는 신용등급 AAA급 초우량 채권이기 때문이다. 은행채 물량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발행 금리가 올라가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기존 95%에서 97.5%로 올렸다. 최종 100% 정상화는 올해 연말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내년에 다시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LCR은 30일간 예상되는 순현금 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 비율이다. 금융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은행에서 뭉칫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규제다. 다만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일정 수준의 버퍼를 마련하기 위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등 자금 여력은 여유로운 분위기다.
또 하반기부터 은행권 대출 수요가 늘어나 은행채 순발행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나왔으나, 실제 대출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채 순발행 규모는 대출 성장률과 연동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등 신규 대출이 깐깐해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달 들어 은행권 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으나, 주담대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은행채 순발행 규모 확대에도 특수은행채 순상환 기조가 공급 부담을 제한하는 모습”이라며 “올해 3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감안하면 일반은행채 발행이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출입 은행 공급망 채권 발행, 은행 LCR 비율 정상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 조성 자금 등 공급측 부담 요인들이 있다”면서도 “공기업 부채관리 강화, 전체적 발행 규모, 분산 발행 등을 고려할 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