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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14일(현지시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미국 출장을 요약하면 이럴 것이다. 추 부총리는 뉴욕과 워싱턴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무디스(Moody’s), 피치(Fitch),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 세계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Blackstone) 등 글로벌 투자자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다행스럽게도 이들 모두 ‘현재 한국경제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때와 다르고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현지에서 만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의 외환 보유고를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회의기간 만난 이들 중 한국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리핑마다 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이 반복되자 기자단에서는 “먼저 괜찮냐고 물었냐”라는 질문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출장지에서 만난 경제관료들의 표정은 복잡했다. 한국에 돌아가 이렇게 전해도 국민이 잘 믿어주지 않을 것 같고, 다시 기승전 ‘한미 통화스와프(교환)’로 귀결되는 것에 대한 부담일 터다. 추 부총리는 출장기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만났으나 한미 통화스와프 확답 대신 유동성 위기 시 연대한다는 내용만 재확인했다.
여전히 국민은 정부를 불신한다. 미국 출장 기간 보도된 허장 IMF 상임이사의 ‘외환위기 걱정이 없다’는 인터뷰 기사에는 ‘1997년 대한민국에서 그랬지 “국민 여러분 걱정 하지 마세요”’, “통화스와프 연장 불발되고 국민들 안심시키는 기사 나오면 뭐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국민의 불신은 25년전 기억 때문일 것이다. 1997년 3월 당시 미셸 캉드쉬 IMF 총재는 한국 언론과 ‘한국경제는 위기가 아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고, 그해 9월에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같은 해 10월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은 튼튼하며 동남아식 위기는 없다”고 했다. 국민은 믿었으나, 그해 11월부터 한국은 IMF의 관리를 받았다.
국민을 가장 잘 설득하는 방법은 이번 위기를 어떤 나라보다 모범적으로 넘긴 후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수가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는 한미 통화스와프 없이 위기를 무사히 넘긴다면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 또 1997년과 같은 위기라면 감추지 말고 국민에게 전달하고 고통 분담을 당부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해외 투자자는 한국의 매우 높은 중국경제 의존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심화되는 미중 갈등 등 세계경제 분절화(fragmentation) 속에서 한국은 어떤 생존전략을 갖고 있느냐는 의문일 것이다. 높은 가계부채, 급속한 고령화에 대한 우려도 새겨듣고 대비해야 할 부분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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