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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A교수 사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및 학생단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0일 오전 11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 사건을 해결하는데 힘을 모으기 위해 공대위를 구성했다”며 “공대위에서 가해교수 파면과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대책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한 공대위에는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와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대분회 등 학내 단체뿐만 아니라 고려대, 성신여대 등 다른 대학 내 학생 단체와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노동당 서울시당 관악구당원협의회 등 시민사회 단체도 이름을 올렸다.
황강한 특위 대외협력팀장은 “공대위는 성폭력을 방치하는 불통의 서울대를 바꾸기 위한 행동”이라며 “A교수 사건 해결과 더불어 모든 대학의 권력형 성폭력과 갑질 문제가 없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대위에 이름을 올린 다른 대학 내 학생 단체들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교 내 성폭력과 교수 권력 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고희선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해 성신여대 내에서 일어난 미투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피해 학생들에 대한 2차 가해가 발생한 적이 있다”며 “가해자를 징계하는 과정에 학생의 목소리도 반영해 피해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지 고려대 여성주의 교지 석순 편집위원도 “지난해 고려대 내에서도 국문과 K교수 사건이 있었다”며 “가해 교수에 대한 파면이 결정됐지만 징계위원회에 학생들 참여는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이러한 학내 권력형 성폭력과 교수 권력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 법 개정도 요구할 방침이다.
고근형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교수들끼리 진행되는 징계위원회에서 한 번도 제대로 된 징계 나온 적이 없다”며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 등을 개정해 대학 교원징계위원회에 학생 참여를 보장하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소속 참여 단체 이름이 적힌 항의 공문을 대학 본부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 2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대학원 졸업생 B씨는 “지난해 7월 서울대 인권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린 뒤 성추행으로 인정을 받았음에도 센터가 정직 3개월의 처벌을 내리는 데 그쳤다”며 실명 대자보를 붙여 A교수를 고발했다.
B씨는 대자보를 통해 “A교수의 강요로 간 스페인 학회에서 A교수는 매일 밤 억지로 술을 마시게 했다”며 “호텔 바에서 제 허벅지 안쪽에 있는 화상 흉터를 보고 싶어 해 안 된다고 했음에도 스커트를 올리고 다리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오는 27일 A교수 파면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 학생총회를 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