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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문을 연 암호화폐 거래소 abcc는 다소 독특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거래 참여자들에게 자체 토큰(암호화폐)인 AT를 통해 수익을 배분하는 체계는 물론, 각 언어별·국가별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지 사업을 확장해가는 구조다. 해당 커뮤니티는 각 지역에서 abcc의 철학에 대해 관심과 이해가 높은 이들로 구성한다.
싱가포르 본사는 지난달 한국어 커뮤니티 매니저로 김옥주(사진)씨를 선임했다.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다 이후 알리페이, 고팍스 등 핀테크와 블록체인 업계를 거친 이색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만난 김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abcc와 처음 연락이 닿았다. 거래 참여자에게 토큰으로 수익을 나누고, 거기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열린 운영을 선호한다는 방식에 매력을 느껴 합류하게 됐다. AT를 오래, 많이 보유할 수록 더 큰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는 이 생태계가 지속가능하게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고 김씨는 강조한다.
처음 보는 신생 거래소에 합류를 결정한 요인은 “구성원이 다양해서 좋았다”는 점이다. 금융, IT, 미디어,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함께 하는 팀 구성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에 충분해보였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AT의 가격을 안정시켜 장기적인 투자 가치를 만드는 방안에도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abcc는 우선 총 AT 발행량을 2억1000만개로 제한하고, 신규 발행량을 매 120일마다 직전의 절반으로 줄이는 반감기를 적용해 발행량 증가를 억제하며, 나아가 초기에는 외부 개발자가 AT 토큰 채굴을 할 수 있는 통로인 API를 개방하지 않으면서 역시 가격 급등락 가능성을 차단했다.
또 AT 보유량에 따라 신규 암호화폐 상장시 투표권을 확대하거나 암호화폐 지급(에어드랍) 이벤트 참여 기회도 넓히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제공하며 투자 참여자와 장기간 호흡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씨는 “한국 정부의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정책이 싱가포르 등 다른 곳에 비해 마련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생각한다”며 “높은 관심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이 국가 경쟁력을 키울 좋은 기회인데 빨리 움직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