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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운반선은 중국을 향해 출발했으나 항로를 방글라데시로 틀었다. 중국이 미국산 LNG에 15% 관세를 부과하기 전인 지난 2월 10일까지 도착하지 못해 항로를 변경한 것이다.
이후 중국은 미국산 LNG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49%까지 인상, 미국산 LNG는 중국 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
미국산 LNG 수입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 미중이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중국은 1년간 미국산 LNG를 들여오지 않았다.
이번 수입 중단은 더 광범위한 분야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미국산 LNG 수입이 장기화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간 에너지 협력 관계가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주재 중국 대사는 이번 주 초 중국이 러시아산 LNG 수입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러시아는 호주와 카타르에 이어 중국에 세번째로 많은 LNG 를 공급한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LNG 터미널 확장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자재·물류 데이터 분석회사인 케이플러의 길리안 보카라 애널리스트는 양측의 거래가 당분간 재개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전에는 중국의 가스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였고, 정부가 면세 혜택을 허용하면서 수입이 재개됐지만, 지금은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고, 수요도 줄어 중국은 LNG 수입 중단을 오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앤 소피 코르보 콜롬비아대 에너지정책센터 가스 전문가 역시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LNG 수입업체들이 미국산 LNG를 새로 계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10%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2월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LNG에는 15%, 원유·농기계·차량 등에는 10%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양국의 보복 조치가 이어지면서 중국의 대미 추가 관세율은 지난 12일부터 125%로 높아졌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매긴 누적 관세율이 145%라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