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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시지가 산정에 시장변동률 반영... 2020년 이전 수준으로

박경훈 기자I 2024.09.12 16:00:00

국토부,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체계 합리화 방안' 발표
文 정부 현실화 정책 폐기
전년도 공시가에 시장변동률 곱해 산정
공시가>실거래가 역전 현상 1% 미만 관리

[세종=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의 산정에 시장 변동률을 반영한다. 공시가격이 실거래가격보다 높은 역전현상을 줄이고, 인위적인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8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12일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체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2020년 도입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은 2035년까지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공시가격이 거래가격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민생토론회에서 현실화제도 폐지를 결정했다.

국토부는 새로운 공시가격 산정방식을 ‘전년도 공시가격×( 1+시장 변동률)’로 제시했다.

현재 공시가격은 현행 시세에 시세반영률과 그에 따른 제고분을 더한 값을 곱해 계산한다. 국토부는 이 방식을 바꿔 전년도 공시가격에 1의 기준치에 시장 변동률을 더한 값을 곱해 계산한다.

이를 통해 공시가격을 현실화 정책 이전인 2020년 수준(시세반영률 69%)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공시가격의 실거래가격 역전현상도 1%미만으로 적어질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시장 변동률은 조사자가 실거래가, 감정평가 금액, 경매 금액 등을 토대로 산출한다. 그 이후 국제 기준에 맞는지 검증하고, 실거래가 반영이 과도한 지역 등은 심층검토지역으로 지정해 공시가를 재산정하게 된다.

정부안이 시행되면 올해 공동주택 가격이 1.52% 올랐다고 가정했을때 공시가격 8억3000만원(시세 12억원)이었던 아파트는 내년 1200만원(1.52%) 오른 8억4200만원으로 공시가격이 책정된다. 하지만 현실화 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3700만원(4.52%)이 증가한 8억6700만원이 된다. 정부안이 반영되면 고가 주택일수록 공시가격 하락 효과가 커진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다만 공시가격 산출방식을 변경하려면 야당인 더불어 민주당의 동의를 얻어 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 다수 의석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 여부에 대해서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단순히 지난 정부에 했던 걸 바꾼다고 (야당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지금 가장 더 큰 문제라 생각되는 ‘균형성’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최대한 필요성에 대해 설득 하고 설명하겠다”고 언급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개정되는 방식이 형평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년도 공시가격이 정확해야 하고 시장변동률이 공정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최근처럼 전국 몇 개 지역만 급등하는 등 국지적인 현상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는데, 지역별·권역별이 아닌 미시적 변화를 어떻게 구축하고 반영할지가 개선안 목표 달성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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