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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윈터스 SC그룹 회장 "한국서 계속 사업할 것"(종합)

최정희 기자I 2015.08.18 16:40:52

취임 후 두 달 만에 첫 방한..26년간 JP모간에 근무한 금융맨
사업 철수 우려 수면 아래로.."한국에 투자 의지 강하다"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 회장(출처: 한국SC은행)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 조직의 복잡합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 사업을 간소화하고, 자본확충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측면을 검토할 것이다.”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은 지난 6월 10일 실적 악화에 사퇴 압력을 받아왔던 피터 샌즈 전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지난 달 윈터스 회장은 전 세계 SC그룹 직원들에게 편지 형식을 빌어 이렇게 취임 일성을 알렸다. 그는 SC그룹을 맡자마자 8개 지역본부를 4개로 통합해 구조조정을 강화했다. 비용 절감, 사업 축소는 예견된 수순처럼 보였다.

그런 그가 18일 취임 두달 여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의 방한으로 SC그룹이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할 것인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SC은행은 최근 3년간 100여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해 영업점 수를 270개로 대폭 줄였다. 올 상반기 11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를 실현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의 반응은 예상과는 달랐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SC은행 본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의지가 강하게 있다”며 “한국은 튼튼한 경제와 우수한 고객, 강한 브랜드를 갖고 있어 계속 영업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하루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오전에 기업 고객을 만난 후 오후엔 한국 직원들과 대화를 가졌다. 그는 방한 목적에 대해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선 명확히 하겠다. 우리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DNA다. (우리의) 이익과 문화, 가치가 모두 여기에 있고, 이것은 은행의 기본 핵심이자 우리의 기초”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한국 투자 의지는 이런 변하지 않는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한국SC은행 임직원들을 만나 “모빌리티플랫폼을 활용한 소매금융 채널 혁신과 기업금융 부문의 성과 등 최근 한국의 두드러진 약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은 그룹의 중요한 시장이며 한국 비즈니스는 지속적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C그룹의 대부분의 이익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다. 특히 자산 비중으로 따지면 한국은 나라별로 따졌을 때 3위 정도다. SC은행 관계자는 “한국에 4조6000억원이라는 자금이 투자됐다”며 “취임 두 달만에 한국을 찾은 것은 그 만큼 중요한 시장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윈터스 회장은 SC그룹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 JP모간에서 1983년부터 26년간 근무한 뿌리깊은 금융맨이다. 2004년부터는 JP모간 투자은행 부문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SC그룹 회장으로 선임되자 시장에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그가 당대 최고의 금융맨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명성 만큼 그의 포부가 현실화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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