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영업익 6조 돌파…TSMC 매출 넘었다
삼성전자는 31일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0조 4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2.2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4조 6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4% 늘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7조 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1조 31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3배 이상 뛰어올랐다.
특히 DS부문은 메모리 업황 회복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매출 28조 5600억원, 영업이익 6조 45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3% 증가했고 지난해 대비로는 94%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37.69% 급증했다. 지난해 분기별 적자를 겪던 DS부문은 올해 1분기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2분기에는 영업이익 규모가 더 커졌다. DS부문 매출만 놓고 보면 TSMC의 2분기 매출(6735억1000만대만달러·약 28조3000억원)을 넘었다.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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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연구부원장은 “메모리 매출을 보면 HBM뿐 아니라 DDR5, 서버SSD 등도 주효했다”며 “HBM 효과는 낸드플래시 등으로 연결된다. 지금 낸드는 최대 가동을 해도 수요를 못 맞춘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AI 메모리 슈퍼 사이클 덕에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로 이어져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의미다.
2분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0% 중반대 성장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AI 영향으로 업황 회복이 지속하고 있다. 2분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0% 중반대로 성장했고 서버향 DDR5는 출하량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80% 중반의 매출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 HBM3E 매출 4분기 가파르게 확대…비중 ↑
하반기 AI향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 매출 비중을 확대하며 이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HBM3는 모든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준 부사장은 “HBM3E 매출이 4분기에는 더욱 가파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HBM3E 8단은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해 3분기에 양산할 예정이다. HBM3E 12단 역시 고객사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BM3E 매출 비중은 3분기에 전체 HBM 매출의 10%를 넘어서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하반기 HBM 매출은 상반기 대비 3.5배를 넘는 규모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고객사들 입장에서 SK하이닉스(000660) 물량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삼성에 기회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엔비디아 외의 빅테크들도 AI 프로세서를 만들려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현재 텐스토렌트와 잘하고 있듯이 유망한 고객사들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일각에서는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AI 투자 회의론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은 AI 시장 태동기로 슈퍼 사이클이 끝났다고 논하기엔 이르다는 판단이 주를 이뤘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AI 거품론이 나올 수 있으나 현재는 시장 태동기”라며 “오픈AI가 큰 성공을 거뒀고 많은 기업들이 AI로 뛰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AI 관련 서비스와 그에 따른 하드웨어 공급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노조 파업에도 불구하고 생산에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전삼노는 지난 8일부터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업이 조기에 종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 중이라고 했다. 아울러 “노조의 파업에도 물량 대응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