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회사가 보유한 디셈버앤컴퍼니의 잔여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이로써 디셈버앤컴퍼니는 엔씨소프트의 관계기업에서 제외됐다.
엔씨소프트는 디셈버앤컴퍼니로 인해 지난해 31억원의 손상차손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에는 150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반영한 데 이어 계속해서 회사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통상적으로 지분법적용회사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당기손익에 반영돼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엔씨소프트는 보유한 디셈버앤컴퍼니 주식에 대한 회수가능가액을 제로로 보고 손상차손 31억원을 인식했다. 회사는 감사보고서에서 “당기 중 관계기업의 유의적인 재무적 어려움으로 인해 보유 주식에 대한 회수가능가액을 0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 2013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지분 100%로 출범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다. 2019년에는 AI 기반 투자 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 ‘핀트’(fint)를 출범했지만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결국 2022년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외부자금을 유치했지만 자금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포레스트파트너스에 디셈버앤컴퍼니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대상은 범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으로, 김택진 대표(36%)와 배우자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25.4%), 엔씨소프트(16.7%) 등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인수한 디셈버앤컴퍼니 지분 78.1%의 가치는 5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김택진 대표가 사재를 출연해 투자한 원금 300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사실상 매각을 통한 회수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대표와 함께 300억원의 지분을 투자한 KB증권도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디셈버앤컴퍼니의 전체 지분을 청산한 것이 맞다”며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회사 기조에 따른 신사업 축소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부터 일부 사업을 정리하면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팬덤 플랫폼 사업 ‘유니버스’를 매각한 데 이어 5월에는 유니버스를 운영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도 매각했다. 또한 최근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대부분 신사업에서 철수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