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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서 전복된 1t 트럭…유리창 뜯어 운전자 구한 소방관

이로원 기자I 2023.09.18 18:52:52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1t 트럭이 터널 안에서 전복되자 유리창을 뜯어내고 운전자를 구한 소방사의 덕담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가족들과 휴가 길을 떠나는 중이었던 소방사는 사고 트럭 운전자가 못 빠져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차량에 보관해뒀던 구조용 장갑으로 유리창을 뜯어 운전자를 구해냈다.

지난 15일 오전 9시 40분쯤 경기도 광주시 제2중부고속도로 동서울 방면 터널 안에서 1t 트럭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강원 횡성소방서 소속 이인표(32) 소방사가 구조작업을 벌였다. (사진=강원소방본부 제공)
18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9시 40분쯤 횡성119안전센터 소속 이인표(32) 소방사는 강화도로 가족 여행을 떠나던 중 제2중부고속도로 동서울 방향 터널에서 트럭 전복 사고를 목격했다.

비가 온 탓에 차들이 서행 중이라 차에서 내려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한 이 소방사는 트럭 뒤에 차량을 대고 바깥으로 나와 운전자에게 향했다.

운전자는 다행히 의식은 있었지만, 트럭 안에 있던 짐과 자재 파편 등 때문에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더욱이 유리 조각에 팔꿈치가 패이고 무릎에도 타박상을 입어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이 소방사는 큰누나에게는 뒤따라오는 차들이 서행하도록 안내할 것을 부탁하고, 작은누나에게는 119 신고를 요청한 뒤 차량 트렁크에서 구조용 장갑을 꺼내왔다.

골절이 있거나 경추 손상 등이 확인되면 전문적인 구조를 기다려야 하는데 그런 상황은 아니었기에, 그는 곧장 유리창을 뜯어 운전자를 바깥으로 끌어낸 뒤 터널 한쪽 안전지대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운전자를 밖으로 끌어내는 것만큼 이나 신고도 쉽지 않았다. 사고 지점이 터널 안이라 위치정보 시스템(GPS) 좌표가 잡히지 않아 119 상황실이 위치 추적을 할 수 없었던 것. 강원 원주에 살고 있는 이 소방사 역시 초행길 운전이라 제대로 된 위치를 알 수도 없었다.

이 소방사는 그때 지나가던 시외버스를 세워 기사에게 정확한 사고 위치를 물었고, 작은누나는 119 상황실에 위치정보를 알려 소방대의 원활한 출동을 도왔다.

이후 경기소방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운전자는 무사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소방사는 “고속도로에서 난 사고라서 2차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도로에 차들이 서행하고 있었고 이 덕분에 차량에서 내려 구조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여행 일정이 한 시간 정도 늦어지긴 했지만, 당시에는 다른 생각이 안 들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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