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엔진과 연료에 기술적 결함
서해에 추락한 북한 우주발사체는 신형 로켓의 기술적 결함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발사 실패 직후 “발사된 신형 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 중 1계단(단계)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서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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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이 위성 발사체 기술과 동일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여러 차례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군사정찰위성 1호기 추락은 의문이다. 가깝게는 지난 3월 ICBM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조선중앙TV를 통해 1·2단 추진체가 정상적으로 분리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보여주며 기술력을 자랑했었다.
이 때문에 위성을 쏘아올리기 위한 발사체를 새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사체는 과거 발사했던 장거리 로켓 및 ICBM 엔진과 같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지만, 훨씬 복잡한 구조로 제작됐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새롭게 제작한 발사체의 지상연소시험이 충분하지 못했고, 화성-17형 등 ICBM에 사용했던 액체 연료와 다르게 연료 성분을 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軍, 발사체 잔해 수색·인양 작업
북한은 추가 발사를 예고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이날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보통 우방국에서 이러한 사고나 실패가 발생하면 모든 근원적인 관련 원인을 조사하고 보완하기 위해 최소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최소의 고장 원인 조사를 통해 큰 문제를 확인하고 수정 후 바로 발사할 개연성이 높아 수주 내 2차 발사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2차 발사가 늦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4월 ‘광명성 3호’를 실은 로켓 ‘은하 3호’의 발사 실패 때는 8개월여 뒤인 12월 추가 발사에 나서 궤도 안착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지속해서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합참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절차가 빨리 진행됐다”면서 “그 절차에 대해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추가 발사 동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가안보실은 회의 보도자료를 통해 “참석자들은 북한의 추가적인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동맹 및 우방국들과 공조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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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쏜 발사체가 떨어진 어청도 서쪽 해역에서 해당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인양한 부유물은 1단 로켓과 2단 로켓 사이 원통형 연결 부위인 것으로 군은 추정했다. 군은 나머지 발사체 잔해를 수거한 뒤 전반적인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