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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1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계정에 대한 이용 제한을 완전히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사태로 영구정지된 이후 약 3년 반에 정상화한 것이다.
메타는 2021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정 선거’ 주장을 되풀이하며 동영상과 글을 올려 의사당 난입을 부추겼다고 판단하고 영구정지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독립기구인 감독위원회 권고에 따라 2년 간, 2023년 1월 7일까지 이용을 제한하기로 변경했다. 이후엔 공공 안전 위협이 사라졌는지 여부에 대해 재평가하기로 했으며 이번에 그 결과가 나온 것이다.
메타는 “정치적 표현 허용 책임에 대해 평가할 때, 미 국민은 두 대통령 후보자로부터 동일한 기준으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 이상 강화된 이용 정지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시기가 공교로워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TV 대선 토론 및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피격 사건 이후 여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에 이용 제한이 풀리면서 이 같은 의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엑스(X·옛 트위터) 역시 같은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정지했으나, 친 트럼프 인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인수 이후 2022년 5월 해당 결정을 철회했다.
다른 월가 기업들도 줄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비영리단체인 오픈 시크릿에 따르면 금융, 보험, 부동산 부문은 최근 2년 동안 민주당에 2억 2700만달러, 공화당에 2억 4700만달러를 기부했다. 거의 같은 수준으로 첫 대선 토론 전까지 두 후보의 지지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기업들이 양다리 전략을 펼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각 후보 개인에 대한 기부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억 1500만달러로 바이든 대통령(4600만달러)을 크게 앞섰다.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부자 수가 4년 전보다 적었다. 정책 연속성 측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는 게 기업들 입장에선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및 반이민 정책 공약은 인플레이션을 재발해 미 경제와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의 존 콜리 칼럼리스트는 “월가 임원진들은 진정한 중도 노선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금융·비즈니스 친화적인 중도주의와 거리가 멀다. 마지 못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베팅하게 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스스로 그들을 좋아하기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월가에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대선에 출마하거나 재무장관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시됐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재무장관 임명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월가 자금이 더욱 오른쪽으로 치우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