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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당권주자 말꼬리 잡기…"배신의 정치" "공한증"에 전대 논란까지

경계영 기자I 2024.07.01 16:46:47

국민의힘 전당대회 앞두고 당권주자 '설전'
한동훈, 나·원·윤 '배신의 정치'에 "공포 마케팅"
한 "축제의 장" 제안에 원희룡 "민주당원인가" 저격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 간 비방전이 격화하고 있다. ‘대세론’이 나오는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뢰가 무너진 배신자라는 주장에 한 후보 측은 “공한증”(한동훈 후보에 대한 공포증)이라고 맞받는가 하면, 한 후보가 전당대회에 대해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고 하자 원희룡 당대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원인가”라고 반문하며 4·10 총선 참패 책임을 재차 꺼냈다.

한동훈 후보는 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주말 새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당대표 후보가 자신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꺼낸 데 대해 “세 분이 입을 맞춘 듯이, 시기도 정확하게 맞춰 일종의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진짜 배신은 정권을 잃는 것이고 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상현(왼쪽부터)·한동훈·나경원·원희룡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첫 번째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배신의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한 발언으로 보수 진영엔 ‘탄핵 트라우마’와 직결된다. 한 후보는 “진짜 배신은 정권은 잃는 것이고 지는 것”이라며 “정권을 잃지 않고 승리하기 위해서 변화가 필요하고 민심에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한 후보 측은 “발생할 가능성이 전무한 대통령 탈당을 입에 올리는가 하면, 탄핵 시나리오를 언급하며 전당대회를 공포의 장으로 만든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대한 공한증(恐韓症)이 정치권에 퍼지고 있지만, 정작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열망은 커져만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공포 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커녕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로 이래선 안 된다”며 “전당대회는 떠났던 지지자를 다시 모셔오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 모든 후보들이 ‘투표율 제고 캠페인’에 나서기를 제안한다”고 적었다.

원희룡 후보는 자신의 SNS에 “대통령과 당 대표가 갈등하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걸 2016년 새누리당 때 우리 스스로 경험했다”며 “한동훈 후보는 당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려 하고 있고, 그를 위해 지금까지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윤 대통령과 차별화도 불사하겠다고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한 후보가 ‘전당대회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고 한 데 대해서도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고도 그런 말을 했다면, 국민의힘 당원인지, 민주당원인지조차 의문이다. 지금이 축제를 말할 때인가”라며 “적어도 총선참패의 주책임자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나경원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세미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후보는 당의 좋은 자산이지만 당대표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자산”이라며 “당대표를 잘할 수 있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여당 대표기에, 대통령과의 신뢰관계인데 (윤 대통령과 한 후보가) 신뢰관계가 파탄 났다고 보는 눈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자신을 향해 ‘지금 학교 폭력(학폭)의 가해자 쪽에 서고 있는 것 같다’고 발언한 데 대해 “계파 정치가 가져오는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지난 22년 동안 정치하면서 계파 정치를 하지 않았다”며 “학교 폭력 추방 운동을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자신의 SNS에 “한동훈 전 위원장이 왜 윤석열 대통령과 ‘절연’하게 됐는지 알 것 같다. 한 전 위원장은 자기애가 너무 강한 듯하다”며 “공포 마케팅 한다면서 공한증을 통해 공포를 조장하는 장본인이 누구인가. 마치 한 후보가 총선 승리를 이끈 사령관인데 다른 후보들이 애꿎은 공격을 하는 것처럼 반응하니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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