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후보는 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주말 새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당대표 후보가 자신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꺼낸 데 대해 “세 분이 입을 맞춘 듯이, 시기도 정확하게 맞춰 일종의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진짜 배신은 정권을 잃는 것이고 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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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한 후보 측은 “발생할 가능성이 전무한 대통령 탈당을 입에 올리는가 하면, 탄핵 시나리오를 언급하며 전당대회를 공포의 장으로 만든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대한 공한증(恐韓症)이 정치권에 퍼지고 있지만, 정작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열망은 커져만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공포 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커녕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로 이래선 안 된다”며 “전당대회는 떠났던 지지자를 다시 모셔오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 모든 후보들이 ‘투표율 제고 캠페인’에 나서기를 제안한다”고 적었다.
원희룡 후보는 자신의 SNS에 “대통령과 당 대표가 갈등하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걸 2016년 새누리당 때 우리 스스로 경험했다”며 “한동훈 후보는 당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려 하고 있고, 그를 위해 지금까지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윤 대통령과 차별화도 불사하겠다고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한 후보가 ‘전당대회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고 한 데 대해서도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고도 그런 말을 했다면, 국민의힘 당원인지, 민주당원인지조차 의문이다. 지금이 축제를 말할 때인가”라며 “적어도 총선참패의 주책임자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나경원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세미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후보는 당의 좋은 자산이지만 당대표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자산”이라며 “당대표를 잘할 수 있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여당 대표기에, 대통령과의 신뢰관계인데 (윤 대통령과 한 후보가) 신뢰관계가 파탄 났다고 보는 눈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자신을 향해 ‘지금 학교 폭력(학폭)의 가해자 쪽에 서고 있는 것 같다’고 발언한 데 대해 “계파 정치가 가져오는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지난 22년 동안 정치하면서 계파 정치를 하지 않았다”며 “학교 폭력 추방 운동을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자신의 SNS에 “한동훈 전 위원장이 왜 윤석열 대통령과 ‘절연’하게 됐는지 알 것 같다. 한 전 위원장은 자기애가 너무 강한 듯하다”며 “공포 마케팅 한다면서 공한증을 통해 공포를 조장하는 장본인이 누구인가. 마치 한 후보가 총선 승리를 이끈 사령관인데 다른 후보들이 애꿎은 공격을 하는 것처럼 반응하니 황당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