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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삽화를 통해 “저희 동네에는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약국이 있다”며 “평소에도 아침 일찍 문 여시고 늦게까지 어둑한 골목을 밝혀주는 약국이었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아저씨가 약사시고 노부부가 하셨는데 아주머니도 항상 친절하셔서 약 사러 가면 진심으로 걱정해 주시던 게 너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해당 약국은 평소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늦게까지 골목을 밝혔는데 문을 닫는 일이 하루이틀 늘어갔고 결국 약국 문에는 ‘개인 사정으로 당분간 닫습니다’라는 공지가 붙었다.
주민들은 온라인상에서 약사 부부의 근황을 물으며 궁금해하는 등 걱정했지만 곧 약국 문에는 부고 안내장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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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딸에 따르면 지난해 어머니는 새벽 녹색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음주 무면허 오토바이와 정면 충돌하는 사고를 당해 폐기능 영구 장애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행복한 순간도 잠시 아버지가 폐동맥 혈전 수술을 받고 사망했다.
딸 A씨는 “칠순 생일 3일 남겨두고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한 채로 아빠를 떠나보냈다”며 “이렇게 많은 분이 함께 울어주고 안타까워해 주실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직도 모든 게 꿈만 같다. 금방이라도 항상 계시던 그곳에서 웃어주실 것만 같다. 아직 몸이 많이 불편하신 어머니와 힘들어도 힘든 티를 내지 못하는 동생 때문에 씩씩하게 버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국을 찾아와주시고 기억해 주시는 많은 분께 정말 감사하다. 제보자, 키크니님께도 아버지를 대신해 정말 감사드린다. 조금은 쑥쓰러워하셨겠지만 너무 행복해하셨을 거다”라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