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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 지키려 한 것" 김광일·조주연 사과…MBK책임론은 선 굿기(종합)

한전진 기자I 2025.03.14 16:00:10

14일 김광일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간담회
"3400억원 상환 완료…현금잔액 1600억원 보유"
"소상공인 영세업자 우선 변제, 대기업 양해 부탁"
해명나선 MBK "회생신청 사전 계획한 적 없다"
김병주 MBK 회장 사재 출연 요구엔…''답변 회피''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 돌입 이후 처음으로 경영진이 나서 협력사, 입점주, 정산금 등 상거래채권을 비롯해 모든 채권을 변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대주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주주로서의 권리를 내려놓고 홈플러스를 돕겠다고 했다. 다만 MBK ‘경영실패’ 등 책임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회생신청 사전 계획 의혹에 대해 부인했고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도 답변을 회피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광일(왼쪽) 홈플러스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와 관련,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상거래채권 3400억 상환…소상공인 영세업자 우선”

홈플러스는 14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사, 입점주 등 채권자들의 피해를 사과하고 회생절차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김광일(MBK파트너스 부회장)·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등 모든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날 조 사장은 “최근 법정관리로 불편을 겪고 있는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사과한다”며 “책임있는 자세로 모든 채권을 변제해 누구도 피해 입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신속하게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해 준 덕분에 빠르게 정상화가 이뤄지는 중”이라며 “일부 협력사를 제외하고는 상품 공급이 거의 안정화하고 있고 금융 채권 상환이 유예되면서 금융 부담이 줄어들어 현금수지도 조만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사장은 “전날까지 상거래채권 3400억원의 상환을 마쳤다”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홈플러스의 전날 기준 현금시재(유동 현금)가 1600억원으로 이를 고려하면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은 문제가 없다”며 “협력사와 임대점주에게 변제할 상거래채권은 지난 6일부터 순차적으로 지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재차 변제를 약속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회생절차 돌입에 따른 실적 악화도 없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우려와 달리 영업부분에서 긍정적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4일 이후 한 주 동안 매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 대비 13.4% 증가했고 고객 수도 5% 증가하는 등 회생 절차의 영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22년 선보인 식품특화 매장 홈플러스 메가푸드 마켓 점포 매출 증가, 온라인 성장, 멤버십 회원수가 1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향후 지속 성장도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조 사장은 빠른 정상화를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양해와 도움을 당부했다. 조 사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채권을 일시에 지급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소상공인과 영세업자의 채권을 우선순위로 순차 지급 중에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 대기업 협력사의 양해가 꼭 필요하다”며 “조금만 양보해 준다면 분할상환 일정에 따라 모든 채권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달 4일 회생개시 후 상거래 채권은 모두 정상 지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 및 임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와 관련, 입장을 밝힌 후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MBK “사전 회생 계획 없었다…부도 막기 위한 조치”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업회생신청을 둘러싼 MBK의 여러 의혹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기업회생절차신청 전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미리 알고 이를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 부회장은 “사전에 준비한 것은 없다”며 “기업회생은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이 확정된 뒤에 저희가 긴급히 검토했다”며 “당시 연휴 기간 중 의사 결정을 해서 신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MBK는 지난달 27일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했다는 최종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후 25일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하게 될 것 같다는 사전 통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특히 홈플러스는 같은 날 자금조달을 위해 카드사에 납부할 이용대금채권을 기초로 820억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더 의심을 키웠다.

이날 MBK는 82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는 등급 강등과 무관하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성진 홈플러스 재무관리본부장은 “25일 오후 4시경 신용평가사로부터 1차 예비통보를 받았지만 825억원에 대한 매입채권 유동화 관련 절차는 24일 모든 게 다 끝난 상태였다”며 “신용등급 하락과 무관하게 발행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회생신청은 홈플러스 부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회생신청은 지난달 25일 갑작스런 신용등급 하락에 의한 단기 유동성 악화로 인한 부도를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부도가 나면 회사가 급격히 무너지게 된다. 회사를 정상화하는 길은 회생밖에 없다고 판단했고, 회생에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와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홈플러스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부회장은 ”차입금을 세일앤리스백으로 바꾸면 장기 차입금화가 되어 나쁜 방식이 아니다“며 ”이것 때문에 회사가 어려진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사재를 출연 등 별도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이 자리는 홈플러스에 대한 경영 정상화를 논하는 자리“라며 ”관련 질문을 부탁한다“며 말을 아꼈다.

홈플러스는 앞으로 채권조사, 재산실태, 기업가치 조사, 관계인 설명회 등을 절차를 거쳐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당장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등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게 MBK의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회생 신청 이후부터는 주도적으로 효율화하거나 구조조정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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