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과의 단일화 가능성 열어둔 반면
이재명 겨냥해 "방탄출마 아니길 바란다"
''여당 후보'' 강조하며 김동연과 차이점 부각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6월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막이 오른 19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경쟁 후보들을 향한 온도차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단일화 제안으로 손을 내민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에겐 “존중하고 존경하는 분”이라며 띄웠고, 경쟁자인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두고는 ‘여당 후보’로서의 강점을 내세우며 견제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도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노린 ‘방탄 출마’가 아니냐는 취지로 공세를 폈다.
|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재명, 분당갑 나오지…김동연, 포퓰리즘 한 수 위”
견제는 본격 토론이 시작되기 전 모두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김 후보는 “초선의원 출신이자 현장 출신인 제가 이전 정부의 경제사령탑(김동연 후보)을 꺾고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이 된다면 정치혁신의 큰 의미가 있다”고 자신했다. 서울시장과 함께 대선주자급 대우를 받는 경기도지사직을 수행하기에는 행정경험이 부족하지 않냐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대선 2라운드 양상을 띠는 이번 경기지사 선거 판세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돌연 이 후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분당갑에 나왔다면 훨씬 더 멋진 승부가 되지 않았을까”라며 “방탄조끼를 입기 위해 가신 게 아니길 바란다. 그렇지만 많은 도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19일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한국지엠 미래 발전과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협약식’을 마친 뒤 식사를 하던 중 한 노조원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김 후보는 경쟁자인 김동연 후보와의 차이점 부각에도 방점을 뒀다. 두 후보는 GTX(광역급행철도) 연장과 신설 등 공약이 큰 틀에서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공약에 아무 차이가 없는 김남매(강용석 후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인허가와 재정투입 정도 및 속도는 새 정부가 정하는 것이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여당 후보로서 노력하겠다”고 자신했다.
1주택자 재산세 100% 감면 공약이 포퓰리즘이라는 김동연 후보의 지적도 받아쳤다. 김 후보는 김동연 후보의 재산세 20% 감면 공약을 두고 “이것이 더한 포퓰리즘”이라고 문제삼았다.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며 김 후보는 “반지하 사는 송강호 재산세를 깎아줘야지, 호화빌라 사는 이선균 재산세를 깎아줘서야 되겠나”며 “이것이야말로 민주당이 부자감세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지동시장 입구에서 열린 유세단 출정식에서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 후보의 간판 공약인 기본소득을 김동연 후보가 계승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특히 그는 “김동연 후보가 민주당에 합류하기 전에는 기본소득을 두고 재정철학이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했다가 민주당 후보가 된 이후에는 확대, 계승하겠다고 하더라. 일관된 입장이 없다”고 꼬집었다.
◇‘단일화’ 제안한 강용석에는 “존중, 존경”
반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의미한 변수로 떠오른 강 후보를 향해선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김 후보는 “강 후보를 존경하고 존중한다”며 “지난 4년간 민주당의 경기도민에 대한 폭정을 반복하게 할 것이냐에 대해선 (강 후보가) 똑같이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라며 정권교체라는 큰 틀에서는 ‘원팀’임을 강조했다.
|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6ㆍ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후보는 “단일화 질문을 받았을 때 고민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제 유불리 때문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이번 선거에서 진정한 정권교체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앞서 강 후보는 김 후보에게 양자 TV 토론을 3회 한 뒤 여론조사를 벌여 후보를 단일화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아무리 표가 아쉬워도 최소한의 선은 지키겠다”며 단일화 여지를 강하게 부인해 온 김 후보의 입장이 미묘하게 변한 데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동연 후보와 오차 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는 상황 속, 꾸준히 지지율 5% 안팎을 넘나드는 강 후보와 손을 잡아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