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장기 추세치를 웃도는 ‘추가세수’뿐 아니라 당초 세입예산을 넘어서는 ‘초과세수’, 국가재정법상 처리 절차를 거친 뒤 남는 세계잉여금 잔여재원까지 기금 재원으로 활용한다. 세수가 호황일 때 재원을 쌓아두고 세수 결손이나 경기 변동이 발생할 때 활용하는 일종의 재정안정화 장치도 겸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1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 등을 중심으로 국세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일회성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기보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생산적 투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대응기금의 핵심 재원은 추가세수다. 정부는 차년도 내국세 세입예산이 최근 10년간 내국세 결산액의 연평균 증가율을 적용한 장기 추세치를 웃도는 부분을 추가세수로 규정했다. 회계연도 중 세입 재추계를 통해 당초 세입예산보다 내국세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때 그 증가분은 초과세수로 명명했다. 정부는 두 재원을 구분해 관리하되 모두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할 계획이다.
세계잉여금도 재원으로 쓴다. 교부세 정산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채상환 등 국가재정법상 절차를 거친 뒤 남는 재원을 기금에 적립한다. 여유자금을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도 기금으로 돌린다.
다만 내년에 처음 조성될 미래대응기금의 구체적인 규모는 이날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추가세수와 초과세수, 세계잉여금 잔여재원, 운용수익 등을 종합해 규모를 산정한 뒤 내년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기금이 집중 투자할 분야는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이다.
청년 분야에서는 첨단·선호 분야 직업훈련과 일 경험을 확대하고 혁신적 창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주거 측면에서는 청년 선호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월세에서 전세, 자가로 이어지는 ‘주거사다리’를 구축한다. 결혼·출산·양육 비용 부담을 낮추고 청년 문화생활도 지원한다.
성장동력 분야에서는 AI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한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한다. 프론티어급 AI 개발과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AIDC) 등을 지원하고,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도 구축한다. SMR과 우주·항공, 양자, 핵융합, 재생에너지, 첨단바이오, 첨단공급망 등 ‘7대 SEED’ 기술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지방 분야에서는 생활 인프라 확충과 농어촌 기본소득 확산 등을 통해 지방주도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 행정통합과 지방미래성장 지원 등 지방정부에 대한 재정 지원도 확대한다. 교육·인재 분야에서는 이공계·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해외 우수인재 유치, 대학 경쟁력 강화, 직업·기술교육 개선, 고등·평생교육 및 영유아 교육 등을 지원한다.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함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 제도도 손질한다.
현재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경제 상황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산식을 개편한다. 전년도 교부금에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변화율의 35%만 적용한다.
학령인구는 2010년 880만명에서 2025년 591만명으로 32.8% 감소했다. 정부는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이 세수 호황기에는 교부금이 급증하고 세수 둔화기에는 급감하는 등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개편 이유로 들었다.
대신 기존 20.79%와 개편 산식에 따른 교부금 간 차액은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에 넣어 교육 분야에 재투자한다. 이 재원은 다른 계정으로 전출할 수 없도록 법률에 명시할 방침이다.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감소할 경우에는 차액을 보전해 총액이 줄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라는 연동 구조 자체는 유지하되 미래대응기금에 적립되는 금액을 내국세 모수에서 제외한다. 대신 기금에 지방계정을 만들어 지역 성장거점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재투자하고, 경제·재정 여건에 따라 지방정부를 추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미래대응기금은 기획처가 총괄하고 관계 부처가 각 소관 사업을 집행하는 다부처 기금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기금에는 총괄계정과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의 사업계정을 둔다. 전문가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기금운용심의회와 분야별 분과위원회도 설치한다.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미래대응기금 관련 패키지 법안을 입법예고하고, 9월 1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 3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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