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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윤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을 열고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시추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곳에 매장된 에너지 자원의 4분의 1정도가 석유이고, 4분의 3은 가스로 추정하고 있다. 석유는 4년 분량, 가스는 29~30년 가까이 사용할 양이다. 물리탐사 결과로 예측된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와 가스량은 최대 140억 배럴이다.
다만 포항 영일만 일대는 과거에도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거론된 바 있다. 지금으로부터 48년 전인 1976년 1월 박정희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영일만 부근에서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1975년 12월 포항 영일만 인근에 시추공 3개를 뚫다 2공구에서 시커먼 액체가 발견됐다. 드럼통 한 개(200L) 정도의 소량이었지만 이는 청와대에 보고됐고, 박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해당 사안을 직접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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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술 기준 등을 고려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시추 작업이 중단되면서 박정희 정부의 ‘석유 발견’ 발표는 해프닝으로 끝을 맺었다.
당시 1차 오일 쇼크를 경험한 직후였기 때문에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큰 사건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날 발표된 윤 대통령의 ‘석유 발견’ 브리핑에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드디어 우리도 산유국?”, “그때보다 기술이 발전했으니 가능할지도”, “이번엔 제발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염원하는 반면, “똑같은 일로 희망고문하면 안 된다”, “사업성 없어서 이미 접은 사업 아닌가”, “리스크가 너무 클 것 같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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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기자는 “유전 발견은 물리탐사가 아니라 시추로 확인되는 것인데 물리탐사에만 의존하여 꿈 같은 발표를 하는 윤 대통령은 박정희의 실패 사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며 자신이 쓴 ‘박정희 전기’에 실린 포항석유 대소동 전말기를 공유했다.
한편 정부는 포항 영일만의 정확한 매장량과 위치 등을 특정하기 위해 탐사 시추에 돌입하기로 했다. 올해 말부터 1차 시추에 돌입할 예정인 정부는 최소 5회에 걸쳐 정확한 매장 위치를 파악할 방침이다.
다만 1㎞ 이상의 지하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1회당 1000억원 이상의 시추 비용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