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세무조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어피니티 한 곳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사모펀드 전반의 국내 투자 방식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피니티와 MBK는 그간 유사한 투자 행보를 보여온 만큼, ‘공통된 패턴’에 대한 점검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어피니티와 MBK는 아시아에 본사를 둔 대표적인 글로벌 사모펀드로, 국내 굵직한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유사한 경영 전략을 펼쳐 왔다. 공통적으로 두 펀드는 기업 인수 후 구조조정 및 배당 확대,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등을 통해 단기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특히 기업 인수 시점에 활용하는 LBO(Leveraged Buy-Out·차입매수) 기법이 눈길을 끈다. 이는 사모펀드가 인수 자금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여 거래를 성사시킨 후, 피인수 기업의 현금흐름으로 이를 상환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적은 자기자본으로 대형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경영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기업의 재무 구조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리스크도 내포하고 있다.
국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과거 하이마트, OB맥주, 잡코리아 등의 인수에 LBO 방식을 활용했다. MBK 또한 C&M(현 딜라이브), 홈플러스, BHC 인수 시 유사한 금융 구조를 채택한 바 있다. 이러한 전략 유사성은 이번 어피니티 세무조사가 단순히 개별 건을 넘어 사모펀드 전반의 LBO 활용 및 회수 전략에 대한 정책적 검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양사 모두 중국 자본과의 관련성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린 이력도 닮았다. MBK가 과거 중국계 자본 논란에 대해 선을 그은 가운데, 어피니티 역시 최근 “중국 국적 파트너도, 중국 정부 관련자도 없다”며 공식 해명에 나섰다. 이는 국내 민감한 자산 인수 시 해외 자본의 정체성과 관련된 정치적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무조사는 롯데렌터카 인수 자금 출처와 락앤락의 상장폐지 과정에서의 세법 적용 여부를 주요 조사 대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어피니티는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에서도 회수에 난항을 겪었으며, 락앤락과 버거킹 사례에서도 기대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 채 차선의 회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경영권 투자에서의 부침으로 이어지며 펀드 운용 능력에 대한 회의론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자체로 대상 운용사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근 국세청이 MBK를 시작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집중 점검을 이어가는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어피니티 관계자는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