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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에 이어 티몬까지 판매대금을 정산하지 못하면서 큐텐그룹 산하 다른 계열사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지 이들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불안에 떨고 있다. 큐텐이 지난해 인수한 인터파크커머스가 그 대상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인터파크 쇼핑·도서부문으로 지난해 15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티몬·위메프와 달리 자본 잠식 상태가 아니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1111억원으로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991억원보다 많다.
그럼에도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샵은 위메프 홈쇼핑관에서 철수한 데 이어 인터파크쇼핑 사업자몰에서도 상품 게시물을 내렸다. 큐텐 계열사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를 중단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인터파크 티켓·투어부문(인터파크트리플)은 야놀자가 인수해 이번 큐텐 사태와 관련 없는데도 문의가 이어지자 “인터파크트리플은 큐텐이 인수한 인터파크커머스와 별개의 회사”라고 공식 입장문을 냈다.
이미 현대·신세계라이브·공영홈쇼핑, CJ온스타일, SK스토아, 홈앤쇼핑 등 홈쇼핑 업체와 LF몰·다이소몰·엔터식스·아이파크몰 등은 위메프 브랜드관에서 철수했다. 인터파크쇼핑에 입점한 한 판매자는 “인터파크는 정산에 문제가 없어 계속 운영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에 금융당국까지 팔을 걷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는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 중개업자이면서도 전자금융업자이기 때문에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관련 대응 조처를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에 이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 간편결제사는 티몬·위메프와의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도 티몬·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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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 사태가 확산하자 이커머스 전반적으로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 정확한 거래액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통상 매출액의 10배를 거래액으로 추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위메프와 티몬의 거래액은 각각 1조4000억원(2023년), 1조2000억원(2022년)으로 추정된다. 정산이 보름 넘게 지연된 만큼 피해액도 최소 1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큐텐 사태가 불거진 직후 G마켓엔 입점 판매자의 정산 확인 등에 대한 문의가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G마켓 관계자는 “입점한 판매자의 불안이 커지다 보니 판매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메시지 내는 등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의집 등 신생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판매자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신생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일수록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를 주력하던 판매자는 다른 판매 채널을 뚫거나 신규 채널을 찾아야 할 텐데 그 대안이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가 떠오른다면 C커머스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지금 상황을 해결하려면 결국 구영배 큐텐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구영배 대표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귀국해 티몬·위메프 대표를 잇달아 만나며 대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티몬과 위메프 모두 완전 자본 잠식 상태인 데다 수년째 적자를 이어왔다. 사실상 유일한 자금 조달 창구가 돼줄 큐텐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도 미뤄지고 있어 유동성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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