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회장, 두 자녀에 LX홀딩스 주식 1500억원어치 증여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구본준(사진·70) LX홀딩스 회장이 아들과 딸에게 1500억여원에 달하는 LX홀딩스 지분 20%가량을 증여하며 경영권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 구 회장이 소유한 LX홀딩스 지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LX홀딩스(383800)는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 신고를 통해 구본준 회장이 지난 24일 아들 구형모(34) LX홀딩스 상무와 딸 구연제(31)씨에게 LX홀딩스 주식을 850만주, 650만주를 각각 증여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번 주식 증여로 구본준 회장의 LX홀딩스 지분율은 종전 40.04%에서 20.37%로 낮아졌다.

구형모 상무와 구연제 씨의 지분율은 각각 11.75%, 8.78%로 높아져 이들은 LX홀딩스의 2대,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증여 전까지 구형모 상무는 0.60%, 구연제씨는 0.26%의 LX홀딩스 지분을 각각 보유했다.

구형모 상무는 LG전자 일본 법인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 5월 LX그룹에 합류해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선임됐다. 구연제씨는 한 벤처캐피탈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번 구본준 회장의 주식 증여를 독립 경영과 함께 LX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했다. 앞서 구본준 회장은 최근 보유하던 ㈜LG 지분 4.18%를 매각하고, 이를 활용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32.32%를 매수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구 회장이 구형모 상무와 구연제씨에게 증여한 주식 규모는 증여일 종가(주당 1만50원) 기준 각각 854억여원, 653억원가량에 해당한다. 현행 증여세법을 보면 3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최고 세율인 50%를 적용한다. 증여세만 7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LX홀딩스 관계자는 “LX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구본준 회장으로 기존과 변동이 없다”며 “증여세 재원 마련 방안이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법에 따라 납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LX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