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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해 한국시장에서 전년대비 5배 많은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3년내 한국내 외산 브랜드 중 3위로 도약하겠다.”
3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서울 풀만호텔에서 만난 웨인 니엔(32) 에이서 한국법인 대표는 “한국은 게이밍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 PC 시장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점에서 잠재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번 한국법인 설립을 계기로 인지도와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만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이서는 1976년부터 PC와 노트북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160여개 국에 진출해 있으며 글로벌 PC 시장에서는 5~6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업체다.
하지만 에이서는 한국시장에서 신뢰도와 존재감이 떨어진다. 과거 1996년 처음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했다가 2001년 돌연 철수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런 논란을 웨인 대표도 잘 알고 있다.
그는 “과거 여러 이유로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 시장을 포기하기 싫었다”며 “2009년부터 파트너사와 협업을 이어갔지만 소통에 한계를 느꼈고, 결국 직접 한국법인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서가 한국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며 “때문에 한국법인을 세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인지도 향상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에이서는 한국 PC업체 한성컴퓨터와 국내 고객서비스 공식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의구심을 갖는 A/S도 한성컴퓨터의 전국 10개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지원하도록 했다. 이 모든 것이 한국시장 고객 신뢰를 되찾기 위한 조치다.
웨인 대표의 한국시장 목표는 외산 브랜드 중 3위다. 하지만 현재 에이서는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점유율이 1%도 되지 않는다. 삼성(26.7%, IDC 조사), LG(13.7%)는 물론이고 같은 대만 업체 에이수스(9.0%)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에이수스는 최근 1년새 점유율을 2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외산 브랜드 중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웨인 대표는 “지난해 한국내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점유율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2018~2019년께 점유율은 2.5% 정도였다”며 “한국내에서 MZ세대 중심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전개해 3년내 점유율 6~7%를 차지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시장 전략은 역시 가격대비 성능비(가성비)다. 에이서가 이번 한국법인 설립과 함께 새로 출시하는 노트북 신제품 ‘스위프트 고’도 글로벌 가격 118만9000원보다 25% 낮은 89만9000원에 한정 판매하기로 했다. 앞으로 웨인 대표가 한국에서 펼칠 가성비 전략의 일환이다.
웨인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에이서는 가성비가 높다는 이미지인데, 한국에선 100만원 이하의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번 신제품 역시 본사 지원을 받아 한국에서만 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향후 오프라인 매장 구축도 검토 중이다. 웨인 대표는 “현재 노트북 거래는 대부분이 온라인 마켓에서 이뤄지는 만큼 당장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한국시장 마케팅 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설립은 검토 중인 사안이다. 그 시작으로 하반기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