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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지진 피해 심각"…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 힘받나

김정남 기자I 2025.01.24 14:32:02

"TSMC 웨이퍼 손상 물량 6만장 이상 갈 수도"
잊을만 하면 터지는 ''지진 리스크''에 업계 촉각
빅테크들 줄 서있는데…공급망 다변화 목소리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가 최근 대만 지진으로 받은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과 일본을 중심으로 생산 기지를 구축한 파운드리 절대강자 TSMC가 잇따라 ‘지진 리스크’와 맞닥뜨리면서,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온다.

24일 중국시보 등 대만 현지매체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지난 21일 남부 타이난 지역을 강타한 규모 6.4 지진으로 인해 남부과학산업단지(난커) 내 TSMC 공장 피해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지난해 4월 규모 7.2 강진 때보다 피해가 더 크다”고 전했다. TSMC 측은 지진 발생 당시 “대만 중부와 남부 지역에 있는 공장 근로자들을 대피시켰다”며 “이들은 모두 안전하다”고 했지만, 공장 가동은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진 탓에 피해를 입은 공장은 난커에 위치한 팹14와 팹18이다. 웨이퍼 3만장 이상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난커는 현재 첨단 3나노와 나조 공정을 맡고 있다. 엔비디아, AMD, 인텔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핵심 생산 기지다. 추후 웨이퍼 손상 물량은 6만장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다른 매체는 이번 지진과 관련한 TSMC의 웨이퍼 손상 규모라 1만~2만장 정도라고 추정했는데, 이미 그 피해 규모가 더 커진 셈이다. TSMC의 일부 생산 라인은 여전히 복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지진 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대만 화롄 동부 산악지역에서 25년 만에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 당시 TSMC 등의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 TSMC는 지진에 취약한 일본에도 주요 생산 시설을 늘리고 있는 회사다. 레거시(구형) 공정을 중심으로 일본 공장을 늘리고 있는 TSMC가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지진 발생시 대피 시스템이다.

문제는 반도체 공급망 측면에서 TSMC의 중요성이 워낙 크다는 점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 접어들며 위상은 더 치솟고 있다.

TSMC의 3나노 최첨단 공장 등에는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들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분석을 보면, 내년 TSMC의 매출 점유율은 66%로 추정된다. 반도체업계 한 인사는 “고객사들 사이에서는 수주 사업인 파운드리 특성상 지진 리스크로 TSMC에 맡긴 물량을 적기에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TSMC의 생산 차질은 K반도체에도 여파가 있다. TSMC와 협업을 모색하려는 메모리, 팹리스 등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급망 다변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는 만큼 삼성 파운드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 역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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