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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카드지부(신한카드 노조)는 15일 오전 11시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일방적 CEO 선임 반대 기자회견’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신한투자증권지부, 신한생명지부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다같이 ‘독립경영 훼손하는 낙하산 인사 거부’, ‘독립경영 보장’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지주나 은행에서 내리꽂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아닌 전문적인 인사가 필요하다는 게 노조의 핵심 주장이다.
이들 단체는 “비은행 계열사에 대항 산업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은행 출신을 일방적인 낙하산 인사로 임명하는 폐단이 반복되고 있다”며 “은행 출신의 비전문가가 각 산업에 끼친 폐해는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김준영 신한카드지부 지부장은 “물가상승, 금리인상, 자금시장 경색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 어려운 상황인데, 비전문가가 선임된다면 카드사 뿐 아니라 업계·시장까지 악영향”이라며 “그런데 현재 신한카드 수장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 중에서 카드에 전문가거나 신한카드 성장에 이바지한 인사가 한 명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카드 대표 하마평엔 이인균 신한금융 부사장, 전필환 신한은행 부행장,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노조는 전문성이 없는 인사에 대해 우려하며 “2007년 신한금융그룹 편입 이후 15년 동안 은행 출신이 CEO로 선임돼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6년간 신한카드를 이끌어온 임영진 현 신한카드 사장도 취임 당시 업계에선 ‘카드맨’이 아닌 은행과 지주를 두루 경험한 ‘전통 은행맨’으로 꼽혔다. 위성호 전 신한카드 사장 역시 은행에 입행한 이후 지주를 거쳐 카드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 신한투증·신한라이프 “일방적 CEO 선임 더이상 안돼”
수장 임기 만료를 앞둔 다른 계열사들도 금융그룹 수장 교체로 인한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김승일 신한투자증권지부장은 “증권 경험이 전무한 낙하산 인사와 명분과 전략이 없는 조직변화가 지속되면서, 과거 업계 톱5에서 현재는 톱10에 들기도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며 “증권 경험이 풍부한 내부 출신 인사가 CEO로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료 출신인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성 사장이 대외적으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 출범이라는 과제를 무난히 매듭지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내부적으론 조직문화, 사업경영 등에 있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다.
강기천 신한생명보험지부장은 “성 사장 취임 이후 인사 통합, TM 자회사 설립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내부에선 직원 의견을 청취하지 않는 ‘독단 경영’이라는 지적이 일어왔다”며 “임직원 물리적 화합이 가능하기 위해선, 업계 관련한 실력과 교감 능력을 갖춘 사람이 사장 후보로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노조는 오는 20일 예정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출근 저지, 파업 등 다양한 방식의 투쟁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신한금융 경영진은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신한투자증권 등 총 1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