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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CAT 회부 관련해서는 국제법적 측면에서의 실현성과 실효성을 포함해 조금 더 신중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용수 할머니의 입장 외에 또 다른 여러 피해자 할머니 입장을 포함해, 학술적 문제 등까지 추가적으로 계속 들여다 봐야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도 오늘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외교부로서는 여러 의견을 참고해 신중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육성철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위안부 문제를 CAT에 회부해다라는 자필서한과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박옥선, 이옥선, 박필근 할머니의 서명 등을 전달했다.
이 할머니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쓴 서한에는 “제가 여태까지 많은 대통령을 봐왔으나 사람이 먼저다 하는 것을 실천하는 분은 우리 문 대통령이었다. 절박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 고문방지협약으로 가는 것을 결정해달라”고 적혀 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14일에도 청와대를 방문해 방정균 시민사회수석을 만나 문 대통령에게 CAT 절차 회부에 대한 답변을 설 전까지 해달라는 친필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당시 방문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그러나 설 연휴를 앞두고 청와대의 전향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자 다시 한 번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의 ‘응답’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 할머니는 서한 전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대한민국 젊은 사람들을 위해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CAT로 가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거(서명)를 받아서 읽어보시고 꼭 해결해달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이 우리 법원의 위안부 배상판결을 주권면제라고 주장하며 이를 불복한 방침을 밝히자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이를 따져보자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ICJ 회부는 양국 정부의 동의가 필요한 것으로 우리 정부의 독자적 의지만으로는 이루기 어렵다. 이에 이 할머니와 일본군위안부문제ICJ회부추진위는 CAT의 국가간 통보에 따른 조정 절차를 통해 이를 따져볼 것을 주장하고 있다. CAT는 고문과 학대 행위를 퇴치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엔 고문방지협약의 이행 감독기관으로 한일 모두 가입돼 있으며 어느 한 쪽의 통보에 의해 개시된다.
이 할머니와 추진위는 과거 CAT가 이미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제출한 고문방지협약의 이행에 관련된 정기보고서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권고를 내린 바 있다며 CAT에 회부될 경우, 한국측에 긍정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당 절차가 현재까지 이용된 전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