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에 문화재 비상…경포대 현판 이동, 사찰·정자 불타(종합)

이윤정 기자I 2023.04.11 15:49:01

'강릉 방해정' 일부 소실…'상영정' 전소
사찰 인월사 소실…스님·신도 대피
보물 경포대 현판, 오죽헌박물관으로 이동
"문화재 현황 파악…사전 대응에 총력"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이 태풍급 강풍으로 인해 인근 지역까지 크게 번지면서 문화재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1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산불이 경포대까지 확산하면서 시도 유형문화재인 ‘강릉 방해정’(放海亭)의 일부가 소실됐다. ‘방해정’은 강원도 강릉시 저동에 있는 조선시대의 정자로 1976년 6월 17일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삼국시대 인월사 터에 지어진 정자로, 인월사는 주변의 경치가 아름다워 신라 때 화랑들이 모여 심신을 단련했던 사찰로 알려져있다.

경포호 주변에 있는 작은 정자인 ‘상영정’(觴詠亭)도 불에 타 전소됐다. 상영정은 비지정문화재이지만 조선 후기에 지어진 정자다.

수행도량으로 널리 알려진 경포 인월사도 산불로 소실됐다. 인월사는 전통사찰이지만 문화재 보유사찰은 아니다. 스님과 신도들은 대피령에 따라 인근 중학교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11일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도 유형문화재 ‘방해정’ 일부가 불에 탔다(사진=연합뉴스).
보물인 강릉 경포대의 현판은 총 7개를 떼내어 인근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겼다. 한때 강릉 호해정(시도 유형문화재)과 금란정(강원도 문화재 자료)이 불에 탔다고 알려졌으나, 문화재청 확인결과 안전 상황이 확인됐다. 강릉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은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고, 주변에 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산불 범위 내에 있는 문화재로는 △경포대 △경포대와 경포호 △경양사 △금란정 △호해정 △서지 조진사댁 △선교장 △황산사 등이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경포호 연안 사초지와 경포대 주변 수목 약 5주에 그을림과 지피 태움 정도가 확인됐다”며 “산불 피해가 예상되는 문화재 현황을 확인하는 한편 불길이 확산하지 않도록 사전 대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포대는 강릉을 대표하는 명소로 관동팔경(關東八景)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문인인 송강 정철(1536∼1593)이 쓴 가사 ‘관동별곡’ 등에도 등장한다. 예로부터 많은 문인이 찾아 자연 풍광을 즐기며 마음을 수양했던 유서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 보물로 지정됐다.

한편, 이날 강원 강릉시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민가 등으로 불길이 확산됐다. 이에 소방청은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산불로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강릉시는 경포동 10통·11통·13통 등 7개통 주민들에게 경포동 주민센터, 아이스 아레나로 대피하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강릉 경포대에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살수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강릉 산불 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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