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동차 업계, 판매부진에 일자리 줄인다

방성훈 기자I 2017.07.05 15:15:09

6월 자동차 판매 3% 하락…수요부진으로 6개월째 감소세
車공장 근로자 작년 21만1000명→4월 20만6000명 2% 감소
"지속되는 신차 판매 감소세, 일자리 축소로 이어져"

미국 포드자동차와 중국 창안자동차그룹의 합작 공장인 총칭 공장.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자동차 판매 부진이 일자리 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월 미국에서 팔린 신차는 총 147만4360만대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3% 줄었다. 올 들어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대비 2.1% 줄어든 845만2453대의 차량이 판매됐다. 미국에서 상반기 판매가 줄어든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고급차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BMW 3시리즈와 4시리즈 판매량이 지난 해 24% 급감한데 이어 올해도 8% 줄어들었다. i3 모델의 경우 3000대도 팔지 못했는데 2년 전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성적이다. 벤츠의 경우 미국 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SUV 판매량이 2.3% 감소했다. 특히 CLA 모델 판매량은 무려 37%나 줄었다.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해까지 7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회복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에는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둔화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서는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대출금리 부담이 커진데다, 우버 등과 같은 차량 공유서비스가 확대된 것이 신차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작년 판매량이 워낙 좋았던 탓에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도 영향을 끼쳤다.

문제는 자동차 판매량 감소세가 업계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해 자동차 공장의 근로자수는 21만1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비교하면 55%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이는 올 들어 2% 이상 줄어들어 지난 4월에는 20만6000명을 기록했다. 컨설팅 회사 올리버와이먼의 전문가 론 하버는 “지난 6개월 동안 자동차 공장들의 생산량은 계속 감소했다”면서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더 깜짝 놀날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일자리 확대·유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수가 줄어든 것이어서, 미 자동차 업계가 얼마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지난 해 판매량이 정점을 찍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척 스티븐스 제너럴모터스(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여서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1700만대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6월 SUV와 트럭 판매가 4%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들 차량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24시간 3교대로 운영되고 있으며 기존에 소형차를 생산했던 곳도 SUV 또는 트럭 생산라인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일자리 감소 추세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주고 있다. 실제로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일리노이주(州) 벨비디어 공장은 소형차 생산라인을 SUV 및 트럭 생산라인으로 교체하면서 4200여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어서 결국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NYT의 우려했다. SUV와 트럭의 인기로 자동차 기업들의 마진이 늘었지만 전체 판매량이 감소하면 업계 전반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자리를 약속했던 미 자동차 기업 GM과 포드조차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소형차 생산라인을 중국 등 해외로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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