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위기의 변시' 로스쿨생 재수생 늘고 준비소홀까지 이중고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성세희 기자I 2016.01.04 19:28:18

올해 변시 응시생 2900명선…이중 1500명만 합격
'사시 폐지 유예 파동'으로 시험준비 제때 못해
"변시는 자격시험…시험부담 과중해"

제5회 변호사시험이 시행된 4일 오전 로스쿨 학생들이 서울 중앙대학교에 마련된 시험실 앞에서 사시폐지 유예 반대 메시지가 담긴 손수건을 응시자들에게 나눠줬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세희 이승현 기자] 오는 8일까지 나흘간 치러질 올해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 5년간 누적된 재수생 등으로 변시 응시생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사법시험 폐지 유예’ 파동으로 시험 준비에 집중하지 못한 로스쿨 재학생들은 경쟁 격화에 시험준비 미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었다.

변시 응시율 91.9%…19명 사시존치 반대 시험거부

법무부는 4일 제5회 변시에 응시한 수험생 수를 2864명으로 집계했다. 올해 변시를 접수한 3115명 가운데 226명 정도가 응시를 취소하고 25명이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변시 응시 취소율은 8.1%로 예년보다 높았다. 다만 법무부가 지난달 3일 “사법시험 폐지 시기를 4년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시점보다는 대폭 줄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진은 지난달 법무부의 발표 직후 변시 출제 거부를 선언하고 재학생 대다수가 변시 취소를 예고했다. 반발이 커지자 법무부가 “확정된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서면서 사태가 진정됐다. 이번 변시 응시 취소자 가운데 취소 사유란에 ‘사법개혁’이나 ‘법학전문대학원 개혁’ 등을 기재한 19명 정도가 변시 거부생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지난 5년간 누적된 재수생 등이 합쳐져 지난 2011년 변시 도입 이후 응시생이 가장 많았다. 첫해 1665명이 응시해 1451명이 변시에 합격했다. 이듬해 변시 응시생은 2046명으로 늘어나 지난해 2561명을 기록했다. 해마다 변시 응시생은 약 200~300명 정도 늘어나 올해 3000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변시 응시생이 늘면서 합격률도 사상 최저로 떨어질 위기다. 해마다 변시에서 탈락하는 재수생 숫자가 늘어나는데 비해 합격 인원은 약 1500명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첫해 변시 합격률은 87.14%이었지만 2013년엔 75.17%로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2014년에는 합격률이 67.62%, 지난해에는 61.1%로 하락했다.

2019년 변시 합격률 20%대로 추락

특히 법무부의 사시폐지 유예 발표 이후 한 달여간 반대 투쟁에 매달린 로스쿨 재학생들의 피해가 크다. 변시 취소 소송이 기각되고 정부가 변시 정상화를 전제로 사시 유예 조치를 사실상 철회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수험생 대부분이 정부의 약속을 믿고 시험장에 나타났지만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서울 연세대 백양관에서 만난 변시 응시생 임모(29)씨는 “정부가 변시를 연기할 것 같지 않았고 우리가 약자라 어쩔 수 없이 온 수험생이 많다”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에) 항의서를 전달하는 등 반대 투쟁에 매달려 변시 공부를 못 한 학생들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날 변시를 본 이모(26)씨도 “현실적으로 (변시를 보러 오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라며 “모두 변호사가 되려고 로스쿨에 들어왔기 때문에 사시 폐지를 주장하는 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기계적인 불합격률을 적용해 변시 재수생을 양산하면 ‘변시 낭인’을 낳을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 따르면 변시 합격선을 1500명으로 매년 적용하면 2019년부터 변시 합격률이 20%대 수준으로 떨어진다.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변시는 전문 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응시해 90% 이상 합격하는 의·약사나 한의사 등 자격시험과 달리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다”라며 “변시를 다른 자격시험과 달리 1500명에 맞춘 건 법적 근거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합격자 수를 토대로 예측한 변시 예상 합격률 (사진=참여연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