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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카르텔 싹 다 정리'…트럼프 '남미 테러단체' 지정에 멕시코 발끈

이소현 기자I 2025.02.21 14:42:49

美, 라틴아메리카 8개 범죄조직 테러단체 지정
美 지정 테러단체 중 6개 멕시코 기반 조직
멕시코 "주권 침해 용납 못해" 헌법개정 추진
캐나다는 호응…테러단체 자산동결 등 제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펜타닐(마약)’과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남미를 기반으로 한 범죄조직 8개를 ‘테러 단체’로 지정한 가운데 ‘25% 관세’ 부과 정책으로 각을 세워온 미국의 이웃 나라 멕시코와 캐나다가 각각 다른 조처를 하고 나서 주목된다.

자국의 카르텔 조직 6개가 포함된 멕시코는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며, 캐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테러 단체 지정 조치에 동조해 해당 조직의 자산 동결과 법적 제재 강화에 나섰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왼쪽부터) 멕시코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그록3 이미지 생성)
◇美, 멕시코 카르텔 6개 ‘테러 조직’ 지정…양국 긴장 고조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연방관보에 라틴아메리카 기반 범죄 조직 8개를 공식적으로 ‘외국 테러 조직(FTO)’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공식 발표됐다.

총 8개 조직 중 멕시코를 기반으로 한 조직은 총 6개이며, 나머지 2개는 베네수엘라와 엘살바도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테러 단체 지정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테러 단체를 대상으로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 펜타닐 생산 및 유통에 관여한 경제적 목적의 범죄 조직에도 적용하면서 해당 조직들에 대한 국제적 압박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이들 조직을 더욱 압박하고, 미국 내 마약 확산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멕시코 정부와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 6곳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것은 멕시코 내에서 미국의 법 집행을 가능하게 하는 조치라며, 멕시코의 주권 보호를 위한 헌법 개정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멕시코 국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외세의 개입과 간섭, 국가의 통합성과 독립, 주권을 훼손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멕시코 정부의 승인과 협력 없이 외국의 개입이나 수사, 기소 활동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가운데) 멕시코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세랄보에서 열린 멕시코군 창설 112주년 기념식에서 군사 훈장을 받고 있다.(사진=AFP)


이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 대통령은 외국 요원들의 멕시코 내 활동을 제한하는 법률을 도입했다. 해당 법안은 외국 요원의 독립적 활동을 금지하고, 모든 이동을 멕시코 당국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를 헌법에 명문화하는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테러 조직 지정과 관련해 우리는 주권을 협상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이것이 미국의 주권 침해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불법 무기 거래와 관련된 헌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멕시코 정부는 외국인이 불법 무기 제조·밀반입·유통에 연루될 경우 최고 형량을 적용하는 방안을 헌법에 명시할 계획이다. 그간 멕시코는 오랫동안 미국에서 멕시코로 유입되는 불법 무기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가 더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을 요구해 왔다.

AP통신은 셰인바움 대통령이 이끄는 모레나당과 연합 세력은 현재 멕시코 의회 양원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헌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자금 세탁 및 범죄 조직을 더욱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취지라면 환영한다”며 미국과 공조를 유지할 여지는 남겨뒀다.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쿨리아칸에서 멕시코 연방 당국의 작전으로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 2명이 구금된 지역에서 멕시코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캐나다, 美 따라 7개 범죄조직 ‘테러 단체’ 지정

반면 캐나다 정부는 21일(현지시간) 멕시코의 5개 카르텔을 비롯해 총 7개의 라틴아메리카 기반 범죄 조직을 테러 단체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이 8개 라틴아메리카 조직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캐나다 정부는 펜타닐 밀매와의 전쟁에서 더욱 강력한 법적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맥긴티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캐나다 내에서 펜타닐 확산을 막고,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의 테러 단체 지정은 조직의 자산을 동결하는 효과를 가진다. 맥긴티 장관은 “은행과 증권사들이 해당 조직들의 자산을 동결할 것이며 이는 압수·제재·몰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단체와의 거래 또는 지원 행위는 형사 범죄로 간주하며, 캐나다 형법에 따라 기소할 수 있다.

또 캐나다 정부는 국경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13억 캐나다 달러(미화 약 9억100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자금은 신규 헬리콥터, 첨단 감시 기술, 국경 보안 인력 증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전직 연방경찰(RCMP) 및 국가안보·정보 담당자였던 케빈 브로소를 ‘펜타닐 차르’로 임명해, 마약 밀매 차단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캐나다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발(發) 모든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경고한 이후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과 불법 이민 문제를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지만, 한 달 유예해 오는 3월 4일까지 해당 조치 시행을 보류한 상태다.

트럼프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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